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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 관세 인상분 9%만 부담…美업체·소비자가 나머지 떠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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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CICC, 미중 관세전쟁 비용 전가 분석

    美업계 마진 축소·소비자 물가 부담 가중

    “中, 수출 경쟁력·협상력 우위로 방어 성공”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수출기업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장벽으로 추가 발생한 비용 중 9%를 실질 부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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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부과한 대중 관세 상승분 중 중국 수출업체가 실제로 감당하는 비용은 9%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나머지 금액은 주로 미국 수입업자 및 소비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수입업체가 추가 비용의 50%, 미국 최종 소비자가 8~10%를 각각 떠안는다.

    CICC는 수출업체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출시 제품 가격을 인하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제품의 물류량, 실제 적용되는 관세율, 가격 변화를 통계적으로 계산(회귀분석)했다.

    이에 따라 계산해본 결과 지난 4~7월 미국은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27%포인트 높였다. 그러나 실제 미국으로 들어간 제품들의 평균 수입단가는 2.4%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중국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거의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관리들의 기존 주장과 상반된다고 SCMP는 지적했다. 미국은 그간 관세 정책에서 자국이 승리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오히려 중국 제품의 경쟁력과 협상력이 우위에 있다는 점만 확인했다는 것이다.

    CICC는 다만 경쟁력이 약한 일부 중국산 제품은 동남아 등 아예 제3국을 경유해 미국에 우회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관세 부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짚었다.

    즉 미국이 대중 관세를 크게 높여도 중국 기업들은 경쟁력·협상력을 토대로 직접 부담을 최소화하거나, 중간 경유·가격 인하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9% 추정치가 정확하다면,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이 부담하는 평균 비율(40%)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SCMP는 강조했다. 일본·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추가 관세 비용의 20%를, 유럽연합(EU)은 37%를 각각 지불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 5월 말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국 공급업체들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66%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이 관세 비용 대부분을 떠안는 것을 막는 데 성공했음을 시사한다고 SCMP는 평가했다. 즉, 마진 축소 및 가격인상 상당부분을 미 기업들이 부담하게 됐다는 얘기다.

    CICC는 “중국 주요 수출품들은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올려도 수출업체들이 가격인하 등에서 양보할 필요 없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관세 인상분이 미국 소비자물가(CPI)에 점진적으로 전가돼, 4분기 전후 물가 인상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가격인하·생산 효율 개선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협상 및 가격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장에 있는 중국 수출업자들은 “과거 주문 물량은 이미 다 나갔고, 최근엔 신규 오더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주문이 감소해 인건비·설비 등 잉여 생산능력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일부 업체들은 생산기지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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