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기지국 수발신 기록 확인…임성근 구명로비 관련성 수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들여다보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 날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전 국방부 장관)이 경기 수원의 한 교회를 방문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 교회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개신교계 구명 로비' 창구라는 의혹이 제기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원로목사로 있는 곳이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이곳에서 김 목사를 만나 채상병 사건 관련 수사 대응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2023년 9월 2일 김 전 장관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서 수원시 팔달구 수원중앙침례교회 인근 지역의 기지국을 통한 수발신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은 군검찰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 대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기각된 이튿날이다.
수원중앙침례교회는 김 목사가 45년간 담임목회를 한 뒤 2004년부터 원로목사로 있는 교회다. 특검팀은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김 전 장관이 개신교 교회를 방문할 만한 계기가 있었는지, 임 전 사단장 문제를 논의하려고 김 목사를 만난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계 원로인 김 목사는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에 관여한 의혹으로 특검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고발돼 경북경찰청에 입건된 상태였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과 김 목사의 만남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시 방문이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인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교계 멘토'로 알려졌던 김 목사는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사퇴한 뒤 정치적 조언을 한 적이 있으며 종종 함께 기도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의 관건은 김 전 장관과 김 목사의 당일 행적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다.
구속된 김 전 장관은 최근 특검팀의 구치소 방문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김 목사는 아직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당사자 진술 확보가 여의찮은 만큼 관계자 진술이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단서·물증을 토대로 수사를 진척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특검팀은 개신교계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정황을 잡고 지난 7월 김 목사 자택과 김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극동방송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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