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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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교육감’ 출신인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고교학점제 폐지 불가와 교육교부금 축소 반대 등 여러 교육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최 후보자의 답변과 교육감 당시 행적을 보면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교육 정책의 청사진이 그려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후보자는 지난 2일 청문회에서 최근 교원단체들이 폐지론을 주장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취소하거나 할 일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장의 비판을 정책 혁신의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개편 방향은 새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고 난 뒤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후보자는 고교학점제가 본래 취지대로 시행되려면 교원 충원과 대입제도 개편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딱 맞지 않는 대학입시제도와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 교원 증원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크다”며 “교원 증원 문제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입시 제도는 국가교육위원회와 협의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미 정해진 2028년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것은 어렵다”며 “2032년 대입제도를 보다 완벽하게 만들어 가는 노력을 다 같이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교육청에서 실시했던 초등 1·2학년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을 전국으로 확대할 의사도 내비쳤다. 최 후보자는 “기초학력 지도와 OECD 평균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를 초1부터 실시해야겠다 싶어 시행했다. 내년에는 초3까지 하게 될 것”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한 교원의 배치”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기초학력 문제는 학생들의 인권문제”라며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누가 기초학력 미달인지 알아야 되지 않느냐’는 말에 동의하며 “기초학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때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상태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이 방학에도 연속성 있게 기초학력 보장 지도를 하는 차원에서 급식을 제공했던 ‘방학중 성장 지원 사업’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을 확대하기 위해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축소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는 “교육재정은 지금 정말 늘려야 한다”며 “경직성 경비를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작아 보이지만 소중한 일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육감이던 지난 1월에는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교 무상교육 국비지원 연장이 담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국가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뜻”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공공의대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한편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공공의대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디에 사는지 상관없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하고 의료가 소외되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의사 수를 고르게 늘려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일을 제대로 하기로 위해서 보건복지부와 의사, 병원 등과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유아 사교육 관련해선 전수조사가 체계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 후보자는 “초3부터 영어를 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내년) 아동 사교육비 본조사 예산을 챙겨보겠다. 레벨테스트 전수조사도 꼭 챙겨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근 인권위가 극단적 조기 사교육을 아동 인권침해라고 의견을 낸 것을 두고선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고등교육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고등교육 정책에 대해선 “현장의 의견을 모으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최 후보자는 “지역마다 다른 여건을 고민하고 지역거점국립대와 국가중심국립대 등 각 처지를 모으면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가능하면 답을 내놓고 가자고 하는 장관보단 질문하는 교육부 장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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