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북한, 당장 나오지 않을 것…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어떻게 끝날지도 변수"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대북정책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2025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NK포럼'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석좌교수, 김기정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사진제공=IN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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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협력 강화에 맞선 북중러 3국 협력으로 '3대3' 대결 구도가 공고해지는 양상이 남북관계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대북정책 전문가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한 북중러 협력을 과도하게 해석해 과잉 대응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연세대 석좌교수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5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NK포럼'에서 "남북관계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나오는 게 가장 큰 큰 구조적 제약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과 외교력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또 국민적 합의가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단기적 돌파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등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도 변수"라며 "현 정부가 지난 정부와 같은 패턴으로 (대북정책을 펴간다면) 남북 관계를 푸는 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선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개최됐다. 이 자리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함께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데 북중러 3국 협력으로 맞서는 양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피스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요청하며 '페이스메이커'(Pace Maker)를 자처한 건 분명 잘한 일"이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응해 김 위원장을 올해 안에 만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올해 개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확실한 보상이 쥐어져도 또다시 뒤집힐 것이란 우려 때문에 당장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제(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왼편에 섰다. 이는 김 위원장이 (전승절 행사 참석을) 미국을 불러낼 보조수단으로 삼은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김 위원장의 마음에 들도록 전개된다면 그는 언제든 트럼프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베이징 천안문 성루에 올라선 모습을 3국의 본격적인 협력으로 해석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기정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북중러 3국 정상 회동을 과잉대응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과도하게 해석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북중러가 마치 진영화를 이루고 한미일 3각 연대로 대응하는 구도가 나오면 위기 상승과 진영화 구축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중러 3자의 연대를 느슨한 고리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전략적 관찰자 시점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강조한 점을 거론하며 "페이스메이커는 전략적으로 규정하면 중재자·촉진자의 역할이며,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이다. 우리가 이에 대해 어떤 전략적 구상을 가지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페이스메이커가 이기려 하면 망치는 게임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외교적 유연성을 확대해 평화 공존 전략으로서 한반도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INSS는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대북정책 과제와 전망'이란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정 전 장관과 문 교수, 김 전 원장은 1세션에서 앞선 내용의 대담을 나눴다. 2세션에서는 김용현 동국대 교무부총장이 좌장을 맡아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등이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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