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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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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시진핑 '심도 있는 회담'… 북·중·러 3자 회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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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국 연대를 강화하되 한·미·일 3국 협력 자극 피해

    머니투데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4일 보도했다./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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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절 열병식 다음 날인 4일 정상 회담을 가졌다. 북·중·러 3자 정상회담 없이 각기 양자 회담을 끝으로 열병식을 계기로 한 회동을 마무리했다. 3국 연대를 강화하면서도, 한·미·일 3국 협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모양새를 연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심도 있는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고, 양당과 양국 최고 지도자가 회담을 갖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중국은 북한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교류와 협력을 긴밀히 하며 국정 운영 경험 교류를 심화해 각자의 사회주의 사업과 전통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 중, 러 정상들은 이번 열병식 행사를 전후로 각기 양자 회담을 가진 채 중국 현지 일정을 마치게 됐다. 열병식 전날인 2일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자 회담을 가졌고,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 당일 회동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북한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면에서 러시아를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화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까워진 양국 관계가 더 밀접해졌다는 평가다.

    중국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동 관련, '심도 있는 회담'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양국 관계가 밀접해졌음을 시사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방중 동행과 이를 전한 관영언론의 보도도 중국 고위측의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절대 성사될 수 없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북, 중, 러는 연쇄 양자 회동을 통해 관계를 다졌으나 열병식 이벤트를 전후로 3자 회담을 갖지는 않았다. 앞서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대로다. 단순히 천안문 망루에 함께 오르는 것을 넘어 3자 회담까지 하면 한·미·일 공조 체제와의 대립 구도를 보다 선명히 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날 베이징에서 특파원 기자간담회를 연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홍기원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등 열병식 참관단도 비슷한 시각을 내놨다. 박정 의원은 "북·중·러 삼각 구도가 너무 굳어지는 걸 중국도 원치 않는다고 보는데 푸틴이 우리에게 먼저 김 위원장에게 전할 말이 없냐고 물어본 건 러시아 역시 이 같은 고착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과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예견된 가운데 잠시 조우해 악수했는데 7년 전과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다르고 어렵다는 점을 느꼈다"며 "한반도 평화 진전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건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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