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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4 (일)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식판에 비닐 덮고 수저는 일회용품···‘최악 가뭄’ 강릉, 물 아끼기 궁여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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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시설 65곳 식판에 ‘비닐 커버’ 등 활용

    학교선 음수대 사용 중단···500㎖ 병입수 배분

    각 가정선 “쌀 씻은 물 변기에 넣어 다시 사용”

    경향신문

    최근 강릉지역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설거지물도 아끼기 위해 식판에 위생 비닐 커버를 씌워 사용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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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거지물도 아끼기 위해 식판에 위생 비닐 커버를 씌워 사용하고 있어요.”

    8일 강원 강릉시립복지원과 강릉종합사회복지관의 급식소에서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급식소를 찾은 70~80대 어르신들은 저마다 비닐 커버를 씌운 식판을 들고 배식을 기다렸다. 국그릇과 물컵은 물론 수저와 젓가락 등 식사에 필요한 모든 도구가 1회용품이다.

    복지시설에서 자주 식사를 한다는 김모씨(76·강릉시 홍제동)는 “단 한 방울의 수돗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다소 불편해도 참아야 한다”라며 “식수도 모자랄 판인데 설거지 등 다른 용도의 물 사용은 당연히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판 비닐커버 등은 물을 한 방울이라도 아껴보자는 취지에서 고안됐다. 최근 이렇게 운영되는 강릉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은 65개에 달한다. 절약된 물은 복지시설 입소자들의 생활 위생관리와 필수적인 급수 용도로 우선 활용하는 중이다.

    강릉시가 기상관측 이래 108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각 가정뿐 아니라 단체 급식을 하는 시설에서도 재난 극복을 위한 물 절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나섰다.

    국립 강릉원주대는 최근 재학생의 약 30%가 입소해 있는 ‘강릉학생생활관’ 각 호실의 화장실과 샤워실 급수량 조절 밸브를 잠갔다. 양변기에는 물병을 넣어 절수가 되도록 했다.

    강릉지역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도 물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교내 음수대 사용을 중단하고, 학생 1인당 하루 3병가량의 500㎖짜리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앞서 강원도교육청은 예비비를 긴급 편성해 강릉지역 유치원과 학교 50여 곳에 생수 구입비를 교부했다. 강릉시경제살리기협의회는 가뭄 극복을 위한 물병 배부 봉사와 물 절약 실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경향신문

    지난 7일 강원 강릉시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가 바짝 메말라 있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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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각 가정에서는 ‘정수기 안 쓰기’, ‘샤워 물 아끼기’, ‘컵에 물 받아 양치하기’ 등이 가뭄극복을 위한 새 행동요령처럼 자리잡고 있다. 최종성씨(64)는 “밥할 때 쌀을 씻은 물도 변기에 넣어 다시 사용하고 있다”라며 “요즘처럼 물이 귀하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채희 강릉시 복지민원국장은 “가뭄 극복을 위해서는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복지시설뿐 아니라 사회단체 등과도 협의해 생활 속 물 절약 운동을 지속해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봉저수지의 9일 오후 2시 현재 저수율은 12.4%로 전날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4주 내 저수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강릉시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이 되면 시간제·격일제 제한급수를 시행할 방침이다.

    강원도는 가뭄 피해가 영동지역의 다른 시·군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태백시를 비롯해 삼척시 도계읍과 정선군 고한·사북읍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광동댐의 가뭄 단계도 ‘관심’에 진입한 뒤 곧 ‘주의’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 1988년 삼척시 하장면 광동리 일대에 조성된 광동댐의 현재 저수율은 38%로 예년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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