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사교클럽서 언쟁…베선트 "트럼프에 왜 내 뒷담화하나" 발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고위직과 욕설이 섞인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 3일 워싱턴DC 조지타운에 차려진 트럼프 진영의 사교클럽 '이그제큐티브 브랜치'의 첫 만찬 자리에서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과 충돌했다.
충돌을 직접 목격한 1명과 이 사건에 대해 잘 아는 4명의 소식통은 베선트 장관이 펄티 청장에게 'F'로 시작하는 욕설을 섞어 "당신은 왜 대통령에게 나에 대해 얘기하는 건가"라며 "네 얼굴에 주먹을 날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벤처캐피털 1789캐피털 창립자 오미드 말릭,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의 두 아들 등이 경영진으로 참여한 이 비공개 사교클럽은 트럼프 진영 내에서도 부유층만을 위한 폐쇄적인 공간이다.
최대 50만 달러(약 7억원)의 가입비를 내야 하지만 재력뿐 아니라 현 정권의 핵심과 가까워야 한다는 까다로운 가입 조건 때문에 유명해졌다.
베선트 장관은 클럽의 공동 경영자인 말릭이 다툼을 말리려 하자 "나 아니면 그(펄티) 중에 누가 여기서 나가야 하는지 말해보라"라고 계속 화를 냈고, "아니면, 우리 둘이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펄티 청장이 "뭘 하려고? 얘기하려고?"라고 묻자 베선트 장관이 "아니, 너를 패버릴 거야"라고 답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이에 말릭이 베선트 장관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 진정시키고, 식사 시간에 두 사람이 서로 멀리 떨어진 테이블 양 끝에 각각 앉으면서 만찬은 더 이상의 사건 없이 끝났다고 한다.
빌 펄티 미국 주택금융청장 |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직과 충돌한 것이 공개적으로 알려진 건 지난 4월 머스크에 이어 두번째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전 재무장관 인선 때부터 앙숙관계였다. 머스크가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 하워드 러트닉 현 상무장관을 밀었기 때문인데 당시 충돌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인사를 국세청장 직무대행 자리에 앉히려 설전을 벌이다 욕설 충돌까지 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의 측근은 베선트 장관이 펄티 청장이 자신에 대한 험담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 사람에게서 전해 들었기 때문에 이번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대립은 미국의 가장 민감한 경제 문제를 다루는 고위 관료들 사이의 놀라운 긴장감을 부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또한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국책 부동산담보 대출기관인 '패니메이', '프레디맥'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업무 영역을 둘러싼 다툼을 벌여온 점, 베선트과 러트닉의 오랜 권력 경쟁 관계 속에 펄티와 러트닉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 등을 이번 충돌의 배경으로 꼽았다.
아울러 베선트 장관과 펄티 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를 듣지 않는다면서 노골적으로 비판해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문제를 놓고도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올해 37세로 약 300만명의 엑스(X·옛 트위터) 팔로워를 지닌 펄티 청장은 최근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애덤 시프 연방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여겨지는 인사들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포착해 고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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