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해 1차 선도지구로 지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보였던 분당 노후 단지들은 예정 정비 물량 제한이 있는 만큼 치열한 재건축 속도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자료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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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주민 동의율을 채워 재건축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채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선도지구 지정을 받지 않더라도 노후도시계획 특별법을 적용한 재건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지난 7일 발표한 ‘주택공급 계획방안’을 통해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정 방식을 선도지구 공모 방식에서 주민 입안 제안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주민 입안 제안 방식은 초기 용역비 등 비용 부담이 큰 반면, 공모가 필요없어 사업 기간이 짧고 자율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1기 신도시 가운데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지역은 경기 성남 분당이다. 분당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범1단지, 파크타운, 정자일로 등 지난해 1차 지구 선정에 실패한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의지가 강하다.
분당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 주민 A씨는 “주민 동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자 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사업 기간이 짧아지고 재건축 승인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면서도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만 정비 예정 물량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주민 제안 방식으로 재건축을 하려면 주민 대표단이 설계 등 재건축 계획안을 만들어서 제안해야 한다”며 “선도지구 지정 방식으로 신청했을 때는 초기 사업비가 약 1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주민 제안으로 재건축 제안을 하려면 단지별로 20억~30억원을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 동의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아파트 일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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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7일 분당을 제외한 일산·평촌·중동·산본은 기존 정비구역 지정 예정 물량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행 5곳 1기 신도시의 특별정비기본계획에서 정한 2026년 정비물량은 2만6400가구다. 성남 분당 1만2000가구, 고양 일산 5000가구, 안양 평촌 3000가구, 부천 중동 4000가구, 군포 산본 2400가구 등이다.
분당 정자동에서 부동산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분당에서 선도지구 지정을 못 받은 단지들은 주민 제안을 통해 제한된 정비구역 지정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대단지보다는 주민 동의율 확보가 편한 중소 규모 아파트면서도 역과 거리가 가깝고, 상가주와 갈등이 없는 단지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재건축 열기가 가장 강한 분당에서도 이번 대책이 발표된 후 매수 문의가 이전보다 크게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대출 규제를 강화한 6.27대책 이후로는 거래가 간간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7일에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속도를 빠르게 하는 대책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매수 문의가 빗발치는 등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부천 중동 등에서도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에서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다만 분당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큰 움직임이 없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고양 일산동 C 부동산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6·27 대책 때문에 대출 가능 한도가 줄다 보니 매물이 있어도 거래가 바로바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이번 공급 대책에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거론되긴 했지만 대책의 중심 내용이 아니라서 딱히 매수 문의나 매매 거래가 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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