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공습 두고 "美와 똑같은 일 한 것"
카타르에 "하마스 추방하거나 사법처리 해야" 촉구
공습당한 카타르, 네타냐후 겨냥해 "법의 심판 받아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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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의 버스 총격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동의 대표적인 친(親)미 국가인 카타르를 공습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 정부를 향해 하마스 관계자를 쫓아내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직접 하겠다고 경고했다. 카타르 측은 네타냐후가 전쟁 범죄자라며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어 연설에서 카타르 도하 폭격이 정당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3년부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군은 9일 카타르 도하에 10발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테러 조직의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해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정치국은 이스라엘의 단속을 피해 지난 2012년부터 도하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10일 연설에서 "내일인 9월 11일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건국 이후 미국 영토에서 벌어진 최악의 만행을 저지른 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하마스를 2001년 9월 11일 당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했던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비교하면서 "우리에게는 (2023년) 10월 7일이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그날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만행을 유대인들에게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하고, 파키스탄에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것과 똑같은 일을 했다"며 "우리는 카타르에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카타르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호화로운 빌라 등 모든 것을 줬다"고 비난했다. 이어 "카타르를 비롯해 테러리스트를 숨겨주는 모든 국가는 그들을 추방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라"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자 박수쳤던 이들 국가는 이스라엘이 같은 원칙을 고수하고 실행한 것에 대해서도 박수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부터 미국 등과 함께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던 카타르는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습을 비난했다.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총리 겸 외교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은 국가 테러로만 표현할 수 있다"면서 "카타르는 이 노골적인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지난해 네타냐후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ICC는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교전하며 ‘반인도적 범죄 및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알 사니는 네타냐후를 겨냥해 "그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네타냐후가 카타르에 하마스 추방을 요구한 것을 두고 "그런 사람이 전쟁과 관련해 법을 설교한다"며 "그는 모든 법을, 모든 국제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알 사니는 도하 공습을 "국가 테러"로 규정하며 "이런 행동에 우리가 얼마나 분노하는지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이 휴전 협상 중재에 기대고 있다며 "어제 네타냐후가 한 일은 인질에 대한 모든 희망을 없애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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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총리 겸 외교장관이 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뉴시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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