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도자 강경 발언과 달리 불쾌감 정도 드러내
제2단계 제재 나설 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관련 미·러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공동 기자호견을 하러 가고 있다.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대규모로 침범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전투기들이 이를 실제로 격추한 전례 없는 사태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의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가 드론으로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냐”며 “또 시작이군(here we go)”이라고 밝혔다.
짧은 반응에 대해 매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해석한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여러 정상들의 강력한 규탄메시지와는 대조적이었다며 ‘약한 수위’에 초점을 두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한 것을 일종의 외교적 ‘성과’로 자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평화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고, 전쟁은 알래스카 회동 이전과 마찬가지로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북한 등과 밀접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수위도 훨씬 올랐다. 이런 상황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해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제재의 ‘2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전 세계는 이번 폴란드 침공이 오랫동안 예고됐던 ‘2단계 제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는 엑스에 “대통령님, 의회는 당신과 함께 합니다. 우리는 강력한 신규 제재와 관세를 승인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는 당신이 이 심각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조 윌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역시 엑스에 “폴란드 영공 침범은 전쟁 행위”라고 규정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도 “현 정권의 대러 정책은 약하고 흔들리고 있다”며 “푸틴은 바로 그 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열린 EU와의 고위급 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유럽 파트너들이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과 인도에 대한 관세를 발동하면 러시아 경제는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매튜 휘태커 주나토 미국 대사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이러한 영공 침범 앞에서 우리는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하며, 나토 영토의 구석구석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이라 불리는 제3국 선박과 이를 통해 수입하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진행했으며 이는 “동맹국들과의 연속적인 협의의 일환”이라고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이번 대화는 우리의 결속을 재확인시켜줬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지난주 백악관에서도 만났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원한다면 폴란드에 미군을 더 많이 주둔시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엑스를 통해 트럼프와 통화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발생한 우려스러운 전개, 특히 폴란드에서의 드론 침공”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