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출신, 연수원 동기 7번째 발탁
주러 대사엔 ‘러시아통’ 이석배
차지훈 이석배 |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차지훈(62)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유엔 주재 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차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 출신이기도 하다.
2009~2017년 성남시 고문 변호사를 지냈던 차 변호사는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친형 강제 입원’ 논란 등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도지사직 상실과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있었다. 차 변호사가 합류한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지난 6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있었던 아들 동호씨의 결혼식 청첩장을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의 카카오톡 채팅방에 공유한 사람도 차 변호사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정성호 법무장관, 조원철 법제처장, 오광수 전 민정수석,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위철환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 등 6명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를 공직에 발탁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기관, 국회 등에 진출한 이 대통령 사건 관련 변호인은 십여 명이다.
유엔 대사는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 절차가 없어 차 변호사는 조만간 임명장을 받고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으로 부임할 전망이다. 23일부터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이 대통령을 수행해서 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 변호사는 미국 아메리카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 뉴욕주 변호사 자격 등을 취득하고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 인권위원회 국제인권위원 등을 지냈다.
그러나 유엔과 같은 본격적 다자(多者) 외교 경험과는 거리가 있다. 외교가에서는 실전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에게 유엔 안보리와 총회 등 각종 회의에서 전 세계 각국 대표와 민감한 협의를 해야 하는 주유엔 대사직을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차 변호사는 순천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 첫 주러시아 대사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2022년에도 주러 대사를 지낸 ‘러시아통’ 이석배(70) 전 주러시아 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대사로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아그레망 절차 중이고, 이혁 주일 대사는 지난달 이미 부임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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