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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국제 곡물가격은 내렸는데 식품가격은 요지부동, 왜? [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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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밀 등 곡식값 5~6년만에 최저 수준

    업계, 원재료 하락 따른 수익 개선 효과

    “환율 변동·인건비 등 상승 반영 어려워”

    헤럴드경제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식품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성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에 즉각 반영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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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제 곡물 가격이 5~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국내 식품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9월물 쌀 선물 가격은 100파운드당 11.22달러로, 2019년 8월 22일(11.18달러)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곡물가격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8월 105.6(2014~2016년 평균 가격=100)을 나타냈다. 2020년 9월(104.3) 이후 59개월 만에 가장 낮다.

    인도를 중심으로 쌀 생산량이 급증하고, 유럽과 러시아에서 밀 수확량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 곡물 수입량도 감소했다.

    국내 식품업계는 원재료 수입 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원맥(밀) 톤당 수입 단가는 2023년 51만7000원에서 올 상반기 43만2000원으로 16.4% 줄었다. 삼양사 또한 2023년 톤당 380달러에서 올해 1분기 300달러로 21.1% 하락했다.

    가격 인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앞서 식품업체들은 2023년 7월 정부가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권고하자, 라면·과자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내렸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최근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과 면담 자리에서 식품 가격 안정 노력을 당부했다.

    업계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제품 가격에 당장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원재료 가격 흐름이 달라질 수 있고, 환율 변동이나 인건비 상승으로 여전히 원가 부담이 높다는 논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곡물 가격이 내렸다는 말이 나오지만, 작년과 재작년에 크게 올랐던 게 평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원재료 가격 하락이 완제품에 반영되는 데도 수개월 이상 시차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근 몇 달간 일부 곡물이 가격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환율 변동 폭이 크고 기타 원재료 가격과 제반 비용이 오름세라 체감될 정도는 아니다”라며 “즉각적인 가격 인하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식품업체들이 원재료를 미리 계약하는 구조도 즉각적인 인하 효과로 이어질 수 없는 이유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소맥분의 경우 보통 연간 단위로 선행구매(계약구매)를 하고, 국내 제분업계를 통해 구매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가격 인하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료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지만, 최종 재화 가격은 하방 경직성을 가진다”며 “일단 가격을 인상하고 나면 다시 인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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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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