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직접 겨냥하며 사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국민의힘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여야 합의되지 않은 법안에 대해 무조건적인 필리버스터 추진과 함께 장외투쟁을 검토하는 등 장기전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병기 원내대표 원내대책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 회기 내 정부조직법 처리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16 hkmpo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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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법관 후보자들은 재판 지연 원인으로 인력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대법관 증원에는 반대한다”며 “기득권이 흔들리면 사법권 침해라며 집단 반발하는 것이 법복 기득권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양승태 사법농단 이후 국민은 개혁을 기다려왔지만 응답 없는 사법부를 입법부가 방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삼권분립 훼손”이라며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민주적 통제로 사법 카르텔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사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여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여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에 대한 대응으로 필리버스터(합의되지 않은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도입 검토가 제기됐다.

의총 직후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확정된 안은 아니지만, 많은 의원이 여야 합의되지 않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자는 의견을 표시했다”며 “당 지도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논의도 본격화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과 규탄 여론이 크다”며 “국회 내부 대응에 그치지 않고 장외에서 보다 강력한 투쟁을 하자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시기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사법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당 사법부 압박 비판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등 사법부 압박을 비판하고 있다. 2025.9.16 utzz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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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의총에서 정부와 민주당의 사법개혁을 '히틀러 나치 정권'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에서 “지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벌이고 있는 행태는 과거 히틀러 나치 정권 형태와 너무나 많이 닮아 있다”며 “당시 전후 혼란과 불안을 틈타 독일 의회를 장악한 나치당은 다수당의 입법 권력을 이용해 수권법을 만들었다. 형식적인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합법적으로 독재 권력을 완성한 후 반대파를 숙청하면서 결과적으로 히틀러 총통 시대를 열었던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도 “3·15 부정선거와 반민특위 때는 헌법상 규정이 있어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했던 것”이라면서 “당시 그것이 위헌으로 드러나자 민주당이 특별재판부를 전담재판부로 이름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 민주당 정권의 정치 보복, 보수 궤멸, 독재 체제 구축 책동에 대해서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정권의 위험천만한 책동을 국민과 함께, 국민의 이름으로, 역사의 이름으로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같은 강경대응 기조에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광장 정치에 다수의 의원이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외부와의 연대가) '윤어게인'과 맞물려 있기에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도부가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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