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연 정치정책부 기자 |
중동발 위기가 한국 경제를 흔들면서 정치권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 달째 전쟁이 이어지면서 고유가·고환율·고물가 3고(高) 쓰나미가 현실화하자, 당정은 25조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 속도전을 예고했다.
원·달러 환율이 1510원대를 넘어서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오르내리는 현 상황은 정치권 위기 대응 능력의 시험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환율은 단순한 경제 지표를 넘어 민심 변수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회의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추경의 핵심 키워드는 빠른 실행 속도다. 정부는 다음 달 10일 국회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고, 여당 지도부 역시 연일 신속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관건은 추경의 내용과 실행력이다. 단기적으로는 유류비와 물류비 부담을 얼마나 신속히 낮출 수 있는지,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과 에너지 구조 개선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다만 변수가 적지 않다. 추경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 지역화폐 형태의 민생 지원금 지급 여부 등을 둘러싸고 여야 충돌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야권이 선심성 재정 프레임을 들고나올 경우, 추경 논의는 속도전에서 정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발 위기가 경제 이슈 정치화를 부추긴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환율과 유가 상승은 곧바로 물가와 생활비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정책 대응의 성패가 민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권으로서는 체감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야권으로서는 정책 실효성을 검증해야 하는 명분이 커진다.
중동발 위기와 추경은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정치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쟁 추경이 또 하나의 정쟁 소재로 소모되지 않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할 최적의 대응 카드로 작동하길 기대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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