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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방중하는 조현 장관, 中 왕이 만나…"중국과 벽 쌓지 않을 것 설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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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머니투데이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이 오는 17일쯤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나 양국 관계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뉴스1·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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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17일 중국을 방문한다. 이번 중국 방문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이뤄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과 관련해 논의하고 새 정부의 대중외교 정책과 방향 등을 전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당시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불가능하다는 발언에 대해 중국 측에서 관련 입장을 요구할 수 있어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우리 정부의 고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오는 17일 오전 9시쯤 김포국제공항으로 출국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조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나 한중 간 여러 현안을 논의한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에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시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시 주석의 방한과 회의 참석도 성사될 경우 한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이 사실상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인 가운데 조 장관은 왕 부장과 회담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중국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은 중국 측에 이재명 정부의 한중관계 중시 기조 등을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한국은 과거엔 '안미경중' 태도를 취한 게 사실이지만 이젠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본격화로 인해 한국의 외교 기조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중한관계 발전은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국의 운명을 위험한 전차에 묶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와 균형을 이루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정책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중국은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한국의 입장과 향후 구상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를 위한 주한미군의 인도·태평양 지역 역할 변화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한국에 국방비 증액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측은 주한중국대사관 인근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반중 집회'를 비롯해 한국의 반중 여론 관리에 대한 해법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국은 이 문제를 '자국민의 신변 우려'와도 연계해 관광 활성화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교류 차원의 문제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혐중시위와 관련한 대책 논의를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지금 관광객을 늘려야 하는데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며 "제가 어느 나라에 갔는데 '어글리 코리안'이라고 욕하고 삿대질하면 다시는 안 갈 것 같다"고 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한국에게 있어서 '미·중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라'는 입장으로 (한국이) 균형을 잡아 달라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럴 때 미국의 강한 압박과 새 정부가 안보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을 설명해야 한다. 100% 미국에 의존할 수 없고 중국과 벽을 쌓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은 한국 내 반중시위에 관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 해온 만큼 관련 우리 입장이 필요하다. 또 조 장관이 방미하면서 미국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한 나름의 설명을 하는 자리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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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신화/뉴시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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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정책을 중국에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북중러 3국 협력 강화를 내보이고 북중 정상회담을 통한 북중관계 회복 등을 연출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중국의 중재자 역할이 다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을 통해 북중 정상회담에서 내비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중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이번 계기로 받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조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대중외교 정책과 방향 등을 전하고 양국의 교류·협력 확대 등도 논의할 전망이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북한과 전통적인 동맹이나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도 추구할 것"이라며 "한국이 한미동맹을 우선순위로 두더라도 이재명 정부가 전 정부와 달리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임을 설명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중국도 이에 대해 호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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