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12월 분기별 출시 계획 수정
S&P500 지수 연일 최고치 경신하면서
3월·6월 버퍼형 ETF 수요 부진
'韓 개인 성향 분석 실패' 지적 나와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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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출시 계획 철회…“추가 출시 보류”
1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 S&P500 버퍼 3월 액티브’ ETF와 ‘KODEX 미국 S&P500 버퍼 6월 액티브’ ETF를 끝으로 ‘버퍼형 ETF’의 추가 출시를 보류하기로 했다.
삼성운용은 원래 분기마다 새로운 버퍼형 ETF를 내놓을 계획이었다. 버퍼형 ETF는 상·하단 범위가 설정돼 있어 출시 초기에 매수하지 않고 중간에 들어오면 그 혜택을 다 누릴 수 없다. 이에 따라 3월·6월·9월·12월마다 새로운 가격 구간을 제시해 투자자들이 당시 지수 수준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이었다. 실제 미국 ETF 시장에서도 버퍼형 ETF는 매월 혹은 분기별 시리즈 형태로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해당 상품의 기초가 되는 S&P500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요 기반이 약해졌다. ETF 상장 개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상품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전략으로 바꾼 셈이다. ETF 상장 절차까지 통상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시간 시장 상황이 급변한다고 해도 올해 안에 삼성운용의 신규 버퍼형 ETF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처음에는 3·6·9·12월 버퍼형 ETF 출시를 계획했으나 시장 상황이 버퍼형 ETF에 맞지 않게 돌아갔고, 상장할 수 있는 개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랙 레코드가 쌓여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한 상품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버퍼형 ETF는 지수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일 때 손실을 줄여주는 대신 상승 폭에는 제한을 두는 구조다. 삼성운용은 지난 3월 25일 KODEX 미국S&P500버퍼 액티브 ETF와 6월 24일 KODEX 미국S&P500버퍼 6월 액티브 ETF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미국에서 인기몰이를 한 버퍼형 ETF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맞게 설정한 ‘구조화 ETF’로 당시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도라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증시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버퍼형 ETF의 매력이 희석됐고, 수요 부진으로 이어졌다. 버퍼 하단과 상단 캡의 범위가 KODEX 미국S&P500버퍼 3월 액티브는 5075~6575이고, KODEX 미국S&P500버퍼 6월 액티브는 5350~7000로 설정된 바 있다.
기초자산인 S&P500은 16일(현지시간) 기준 6606.76 수준이다. 이미 3월 버퍼형 ETF의 캡 범위를 넘어서면서 이 상품은 상승이 제한된 상황이다. 6월 버퍼형 ETF도 상승 여력은 불과 약 6%대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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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퍼형’ ETF 수요부진…“국내 투자자 매력 못 느껴”
수익 기회가 줄어드는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KODEX 미국 S&P500 버퍼 3월 액티브 ETF의 누적 기준 개인 순매수는 52억원 수준이다. KODEX 미국 S&P500 버퍼 6월 액티브 ETF의 누적 기준 개인 순매수는 7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투자자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하락할 때 하락을 방어해주는 구조화 상품을 매수하기보다는 인버스 ETF에 베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한 주간 코스피가 4%대 급등하면서 고점 부담이 불거졌을 당시 개인들은 인버스 ETF를 대거 담았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담은 상품은 ‘KODEX 200선물 인버스2x’로 2735억원 규모의 순매수가 들어왔고, ‘KODEX 인버스’에도 603억원 규모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이 하락할 땐 인버스 ETF를 사거나 현금화를 통해 시장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버퍼형 ETF처럼 하락 방어가 되지만, 상승을 제한하는 구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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