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중단' 제안…통과는 불투명
극단 강경파 각료 2명 제재도 제안
이스라엘 "EU, 테러조직 힘 실어줘"
[가자지구=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시티에서의 지상 작전에 돌입한 후 가자지구 북부에서 터전을 잃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남부로 향하는 해안 도로를 따라 대피하고 있다. 2025.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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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대(對)이스라엘 제재 계획을 발표했다.
폴리티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7일(현지 시간) "최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심각한 사태 전개를 고려해 우리는 이스라엘과의 무역 양허를 중단하고 (이스라엘의) 극단주의 장관들과 폭력적 정착민을 제재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양자 지원을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우선 'EU-이스라엘 무역협정' 중 일부 상품에 대한 무관세 조항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EU는 현재 이스라엘 수입 상품의 약 37%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계획안이 통과되면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는 최혜국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익명의 EU 고위 관계자는 인디펜던트에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중단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 특혜를 멈추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에 따르면 이 안건 표결에는 '가중 다수결'이 적용된다. 55% 이상 회원국(27개국 중 15개국)이 찬성하면서, 찬성국 총 인구가 EU 전체 인구의 65%를 넘겨야 가결된다.
인디펜던트는 표결 전망에 대해 "EU 27개국은 가자지구 전쟁 앞에서 분열돼왔다. 과반수가 제재와 무역 조치를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EU는 또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의 대표적 강경파 각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고위 관계자 10명에 대한 제재안도 발표했다.
익명의 EU 관계자는 "벤그비르와 스모트리치가 주도하는 서안지구 내 폭력적인 정착촌 건설이 제재에 동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EU 차원의 제재는 일반 안건과 달리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제재안이 통과되면 대상 인사의 EU 내 출입국이 금지되고 EU 내 자산이 동결된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발표 취지에 대해 "이스라엘이나 이스라엘 국민을 처벌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이스라엘 정부가 방침을 바꿔 가자지구 인명 피해를 종식시키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쟁은 끝나야 하고 모든 인질은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EU에 보낸 서한에서 "(EU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테러 조직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자랑스러운 주권국이고, 우리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를 통한 압력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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