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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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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블리자드 출신 손잡았다… 드림에이지 신작 게임 ‘알케론’, 롤·배그 대항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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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왼쪽부터)제레미 크레이그 본파이어 스튜디오 디렉터·민 킴 본파이어 스튜디오 CSO·롭 팔도 본파이어 스튜디오 CEO,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서총동 드림에이지 게임사업2실 실장./드림이에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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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 계열 게임사 드림에이지가 블리자드 출신 핵심 개발진이 이끄는 본파이어스튜디오와 손잡고 신작 PvP(이용자 간 대전) 게임 ‘알케론(Alkeron)’을 공개했다. 전 세계 흥행작 ‘리그오브레전드(롤)’와 ‘배틀그라운드(배그)’를 키운 한국 시장을 시험무대로 삼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면서, 국산 퍼블리셔와 글로벌 개발사의 합작이 어떤 결과를 낼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드림에이지는 15일 서울 중구 젠지GGX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케론의 시연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장에는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 서총동 사업실장을 비롯해 본파이어스튜디오의 롭 팔도 CEO, 제레미 크레이그 게임디렉터, 민 킴 최고운영책임자(CSO)가 참석했다. 알케론은 PC와 콘솔 동시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이날 현장에서는 기자단이 직접 참여하는 첫 체험 시연이 진행됐다.

    드림에이지는 올해 초까지 하이브IM이라는 사명을 사용했다. BTS·세븐틴·르세라핌 등 글로벌 아티스트 IP를 보유한 하이브의 게임 자회사로, 모바일 음악 게임 중심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이번 사명 변경은 단순한 이름 교체가 아니라 퍼블리싱 역량 강화와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정 대표는 “드림에이지라는 새 이름 아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음악 게임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대형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알케론을 개발한 본파이어스튜디오는 2016년 미국 어바인에 설립됐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핵심 인력 출신들이 주축이 됐으며, 롭 팔도 CEO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민 킴 CSO는 북미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경험을 쌓았고, 제레미 크레이그 디렉터 역시 블리자드 프로젝트에 관여한 경력이 있다. 블리자드식 개발 철학을 공유하는 이들이 독립 스튜디오를 차린 만큼, 업계에서는 초기부터 주목해왔다. 이번 알케론은 본파이어스튜디오의 첫 대형 프로젝트로, 이들의 노하우가 어떻게 구현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알케론은 ‘사후세계(afterlife)’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내세운다. 모든 캐릭터는 현실에서 이미 죽음을 맞은 존재로, 생전의 기억과 감정을 바탕으로 다시 살아 움직인다. 플레이어는 ‘이터널(Eternal)’이라 불리는 캐릭터를 선택해 전투에 참여한다. 크레이그 디렉터는 “각 캐릭터마다 고유한 서사와 성격이 반영돼 있으며, 경쟁 요소가 최우선이지만 몰입을 돕는 서사 구조를 함께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롭 팔도 CEO도 “아이템 조합과 전투 과정에서 매일 새로운 전략이 나오고, 단 한 번의 전투가 하루 종일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렬하다”고 말했다.

    게임의 전투 구조는 기존 배틀로얄 장르와 뚜렷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원형 자기장이 점차 좁혀지는 대신, 일정 주기마다 지도의 특정 지점에 ‘비컨(Beacon)’이 생성된다. 모든 팀은 제한 시간 내 해당 지점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전이 발생한다. 크레이그 디렉터는 “하나의 매치 안에서 여러 소규모 전투가 반복되도록 설계해 긴장감과 변수를 동시에 살렸다”며 “마지막까지 기다리는 팀이 유리하지 않도록 구역이 점점 노출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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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케론 게임플레이 장면./드림에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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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케론은 상단 시점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는 ‘탑다운(Top-down)’ 방식을 채택했지만, 자동 조준이 아닌 ‘자유 조준(Free Aim)’을 도입했다. 마우스나 콘트롤러로 직접 조준하고 공격을 명중시켜야 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 클릭 조작에 머무르던 기존 AOS(Aeon of Strife) 계열 MOBA(다중 접속 배틀 아레나)와 달리 슈팅 특유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팔도 CEO는 “빠른 템포의 전투와 직관적 조작감이 알케론의 정체성”이라며 “겉으론 MOBA와 닮아 보일 수 있지만 DNA는 액션 RPG와 배틀로얄 슈팅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팔도 CEO는 “출시 시점을 단언하기는 이르다”며 “플레이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자신감을 확보한 뒤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얼리액세스(조기 접근) 방식을 통한 공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과금 모델은 시즌제 운영 방식을 따른다. 크레이그 디렉터는 “각 시즌마다 10개 내외의 이터널이 등장하고 일부는 교체된다”며 “새로운 캐릭터와 전략을 발견하는 재미가 이용자의 재접속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승패뿐 아니라, 캐릭터와 아이템 빌드를 탐구하는 과정 자체가 리플레이의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알케론은 PC와 콘솔 동시 출시를 목표로 개발된다. 내부 테스트에서는 PS5 패드 조작도 매끄럽게 구현됐으며, 개발진 중 패드 플레이어가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이 입증됐다. 크레이그 디렉터는 “플랫폼 간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매칭은 실력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PC·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레이 환경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이식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팔도 CEO는 “모바일 구현은 기술적으로 까다롭다”며 “향후 성공 여부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시장 공략 전략도 구체화됐다. 본파이어스튜디오가 해외에서 퍼블리셔를 둔 사례는 드림에이지가 유일하다. 민 킴 CSO는 “한국은 PvP 게임의 심장 같은 시장”이라며 “실시간으로 유저 반응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우용 대표도 “퍼블리셔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PvP 게임이 성공하기 어렵다”며 “유저와 호흡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PC방 전략은 흥행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서총동 드림에이지 사업실장은 “국내 대형 PC방 벤더들과 협의 중이며, 알케론을 효과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미 의미 있는 진척을 거둔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은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을 기반으로 글로벌 e스포츠로 확장된 대표적 시장이다. 알케론이 국내 PC방에서 자리 잡는다면 해외 e스포츠 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파급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팔도 CEO는 “알케론은 이용자 커뮤니티가 스스로 대회를 만들어가는 구조에 최적화돼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e스포츠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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