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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한중관계 개선’ 신호탄…조현 “시진핑 방한 의사 확실”[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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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왕이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

    李정부 ‘한중관계 복원’ 본궤도에

    트럼프 APEC 참석땐 미중회담 전망

    한미정상 만남땐 관세협상 돌파구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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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중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의사가 확인됐는데, 같은 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도 커지면서 미중 정상이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현지 특파원을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이 APEC 정상 회의에 원칙적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사가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며 “이에 따라 왕이 부장도 10월 중 방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얘기했다”고 했다.

    한중은 올해와 내년 한중 양국이 연이어 APEC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는 한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시 주석이 올 경우 2014년 마지막 방한 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된다.

    같은 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도 “지난달 한미 양국 대통령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경주 APEC에서도 만나실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 나섰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정상회담하면 두 번째 만남이 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음 달 말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함께 서고, 미중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까지 열린다면 그 자체로 우리나라의 외교 성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먼저 단절된 한중 관계를 본궤도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양국 간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고, 인접국으로서 경제 협력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발 글로벌 통상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다변화를 꾀할 가능성도 있다. 왕 부장도 조 장관과 회담에서 “올해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며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함께 유엔을 구심점 삼는 국제 시스템을 수호해 국제 질서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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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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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로 만난다면 현재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양국은 여전히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 사항을 두고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APEC을 계기로 양 정상이 다시 마주 앉아 양국의 호혜적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대통령은 보증과 대출 또는 기간 연장 등 현실적인 대미 투자 방안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각 정상의 입장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 주석의 경우 지난 3일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왼쪽에 세워 우호 관계를 국제사회에 다시금 확인시켰다. 또한 북·중 정상회담 결과문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문구를 제외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장관도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방중한 김 위원장과 관련한 얘기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을 향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여러 차례 북한과 대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를 염두해 방중했다는 분석이 따르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윤곽이 잡힐지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크게 한반도 평화·안정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재차 촉구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미중 갈등 또한 누그러들 수 있다. APEC을 계기로 모인 국가들이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에 목소리를 더한다면 중국 견제로 시작된 미국의 통상 압박의 강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APEC 정상회의 계기 양국 정상 방한의 최대 변수는 미중의 무역협상이다. 양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관세 유예 연장을 논의하고, 오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를 통해 막판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한미·한중을 잡을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정부 외교 역량을 총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무역 협상이 원만하게 합의돼야 (APEC) 정상회의에 편하게 올 수 있다”면서 “(양 정상이 모두 올 경우) 정상들이 모이는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미 간 협상 진행 중에 만나는 기회도 되고, 한중 관계 회복의 출발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이 잘 출발했지만, 다시 무역 투자 관련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양 정상이 다시 만나는 계기에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라며 “특히 한중관계는 서로 간 기대감은 있지만 정상이 직접 만나 관계를 닦아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좋은 기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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