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 넘게 올랐으나 자동차 지수 1.6% 하락
한·미 관세 협상 이견…현대차·기아 관세 부담 전망
반전 가능성도 제기…골드만삭스 “美 성장세 탄탄”
“수익성 저하 대응능력 우수…재무적 여력도 우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 지수는 이달 들어 1.6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지수(코스피)가 8.64%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것과 대조적이다. 업종별로도 자동차 지수의 낙폭이 가장 컸다. 종목별로는 현대차(005380)는 0.68% 하락했고, 기아(000270)는 3.50% 내리면서 지수의 약세를 이끌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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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美 시장 의존도…“하반기 관세 온기 반영”
이 같은 약세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 수입차 관세다.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 타결로 지난 16일부터 자동차 관세율이 15%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3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여전히 25%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관세 협상에서 뒤처진 만큼 국내 완성차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했고, 이 점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7년 7.2%에서 올해 상반기 10.7%로 확대됐다. 고수익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성과지만, 역설적으로 미국발 관세 충격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증권가에선 현 수준의 관세가 지속할 시 현대차와 기아의 월 부담액이 각각 4000억원, 3000억원대에 이르리라고 추산했다. IBK투자증권은 연간으로 현대차 5조원, 기아 4조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봤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판매량 중 수입 비중이 현대차그룹은 58%에 달해 도요타(48%)나 GM(27%)보다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 같은 부담은 이미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영업수익성이 일제히 하락했고 현대차·기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하반기엔 관세가 온기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예상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도 국내 자동차 관련 종목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9월 말 관련 협정이 체결돼도 연내 자동차와 부품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관세 서명 지연으로 25%의 관세율이 온기 반영되는 시기는 올 3분기로, 미국 자동차 산업 내 불확실성 증가로 올 하반기 수익성은 예상보다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 저평가 상태 등…반전 가능성도 제기
이 같은 부정적 요인에도 증권가 내에선 반전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국내 자동차 종목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여전히 할인 폭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미국 내 관세 협상 타결과 관세 인하 조치가 현실화하면 가격 경쟁력 회복. 마진 개선 등이 이뤄지면서 밸류에이션이 정상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이 국내 자동차 종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요소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성장세는 탄탄하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들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점유율 상승을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2028년까지 주당순이익(EPS)이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적 여건이 버팀목이 되리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부채비율은 60% 안팎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며, 순현금성 자산은 30조원대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단기 충격 흡수 능력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다만,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와 현지화 투자 확대는 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세영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 노출 수준이 높은 편이나 판매 지역 구성, 제품 구성 등이 우수해 수익성 저하에 대한 대응능력이 우수하다”며 “경쟁사 대비 우수한 재무적 여력을 바탕으로 생산시설 확장, 공급망 재편 등 투자 부담에 대응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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