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률, 60세 이상보다 낮은 '기현상'
이재명 대통령 "청년 취업난 해결" 언급에
일제히 대규모 청년 신규 채용 계획 발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취업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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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비롯한 주요 7개 그룹이 대규모 청년 채용에 나선다. 올해에만 4만 명(상반기 포함)에 육박한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인공지능(AI) 도입, 경력직 선호 현상 등이 맞물리며 청년층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자 기업들이 앞장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호소에 화답해준 기업에 감사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60세 이상보다 낮은 청년 취업률...이재명 "기업 힘 합쳐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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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현대차·LG·한화·포스코그룹·HD현대는 18일 일제히 신규 청년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청년 취업난이라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데 정부와 함께 힘을 합쳐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지 이틀 만이다. 당시 대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을 거론하며 "신입을 채용하면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한 점을 의식한 듯,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존 계획보다 채용 규모를 늘렸다는 또 다른 공통점도 갖고 있다.
실제 '중고 신입 선호' 현상으로 인해 아예 채용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지난달 청년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은 45.1%로 60세 이상(47.9%)보다 2.8%포인트 낮다. 올해 3월부터 나타난 이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연간 청년층 고용률이 노인층보다 낮은 기현상이 벌어진다.
전자업계 모두 등판...삼성 5년간 6만 명 신규 채용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왼쪽),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뉴시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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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대를 메고 나선 건 맏형 격인 삼성이다. 삼성그룹은 가장 먼저 "향후 5년간 6만 명(연간 1만 2,000명)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AI 분야 등에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연평균 1만 명 정도인 채용 규모를 매년 2,000명 늘렸다"며 "삼성이 어려워도 청년 채용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달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라고 했던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도 없앴다.
SK그룹도 올해 12월까지 상반기 규모에 버금가는 4,000여 명을 추가 채용해 올해 총 8,000여 명을 선발한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인 SK하이닉스는 202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관련 인력만 수천 명 뽑을 계획이다.
LG그룹은 올해 포함 2027년 말까지 3년간 1만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그중 신입 직원이 7,000명이나 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더욱 취업문이 좁아진 청년들을 위해 신입을 더 많이 뽑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그룹 채용 계획.그래픽=신동준 기자 |
자동차, 철강, 조선·방산업계도..."청년 첫걸음에 투자"
현대차그룹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 현대차·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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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철강·조선·방산업계도 힘을 보탠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7,200명을 신규 채용하고 내년에는 채용 규모를 1만 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채용은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에 기여할 인재를 뽑을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당초 계획(2,600명)보다 400명 늘려 3,000명으로 확대한다. 내년 이후에도 안전, AI, R&D 분야의 채용을 확대해 올해와 유사한 채용 규모를 유지, 5년간 일자리 총 1만 5,0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30개 계열사에서 3,500여 명을 채용한다. 상반기(2,100명) 대비 1,400명가량 늘어난 규모로, 올해 총 5,600여 명의 직원을 뽑는 셈이다. HD현대도 올해 총 1,500여 명을 신규 채용하고, 2029년까지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부문 등 19개 계열사에서 1만여 명의 인원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제조 대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아도 '마른 수건을 짜내' 청년들 첫걸음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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