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그람 기지 되찾고파…中핵무기 제조창서 1시간"
미·탈레반 접촉여부 불분명…실현 가능성 현재로선 미지수
2021년 7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인계한 바그람 공군기지 |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4년 전 졸속 철군으로 대참사를 빚었던 아프가니스탄에 복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수개월간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되찾을 방법을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중국 국경에서 약 805㎞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중국을 감시하고, 아프가니스탄의 희토류 및 광산 개발에 접근하고,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를 겨냥한 대테러 거점 구축하기 위해 바그람 기지를 탈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바그람 기지는 미국이 9·11 테러 이후 주범인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은신처를 제공한 근본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을 표적으로 삼아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후 20년간 아프간 내 미군 군사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미군이 2021년 갑자기 철수한 직후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탈레반이 장악한 상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국빈 방문한 영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을 (탈레반에게) 아무 대가 없이 넘겨줬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람) 기지를 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이 핵무기를 만드는 곳에서 1시간 떨어진 곳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우리는 철수할 예정이었지만, 바그람은 그대로 두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때문이 아니라 중국 때문이었다. 중국이 핵미사일을 만드는 곳에서 정확히 1시간 거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탈레반이 기지 통제권 이양 문제를 놓고 미국과 접촉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탈레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기지를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탈레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공백을 메워 탈레반과 손을 잡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희망이 실현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가 자신의 행정부 시절에 단행됐다면 바그람 기지에 소규모 병력을 주둔시켜 통제권을 계속 유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빚은 혼란도 맹비난해왔다.
철군 당시 카불 국제공항에서는 자폭테러가 발생해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명이 숨지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고, 이 사건은 현대사의 치욕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 내에서 비난에 휩싸였다.
미군 철군으로 아프가니스탄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입각한 국가 건설을 선언한 탈레반에 완전히 장악됐다.
미국과 일부 동맹국들이 이식하려던 서방식 민주주의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고 신정일치 철권통치 앞에 특히 여성들이 생지옥에 살게 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주요 대외정책 참사로 비판받는 아프가니스탄 참변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판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에 20년간 이어진 미국 역사상 최장의 전쟁에서 손을 떼기로 했고 2020년 2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2021년 5월 1일까지 완전히 철수하기로 탈레반과 합의했다.
이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제대로 된 실행 계획 없이 탈레반과 철군 합의를 했기 때문에 운신 폭이 좁아졌다고 불만을 드러냈고, 철군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에 대한 책임도 트럼프 행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2023년에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 대한 사후 검토 보고서에서 미군이 바그람 기지를 떠난 결정이 카불의 국제공항이 '비전투원 대피 작전의 유일한 통로가 될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철군 당시의 혼란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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