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살인자에 대한 보상" 격분
상징적 의미 강해... 미국은 여전히 반대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로 인해 피난길에 오른 가자시티 주민들이 21일 가자지구 남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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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영국이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보상을 주는 셈"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캐나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다"며 "'두 국가 해법' 가능성을 지속시키기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영상 메시지를 내고 "평화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영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인정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두 국가는 가자 휴전이 성사되지 않자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겠다고 예고해왔다. 특히 G7 국가 중 팔레스타인을 승인한 건 영국과 캐나다가 처음이다. 이날 호주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 193개 유엔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147개국에서 150개국으로 늘었다.
팔레스타인은 국가 승인을 환영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는 국제적 정통성에 기반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하고 필수적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격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이스라엘의 존재를 위협하고, 테러리즘에 터무니없는 보상을 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에서 "살인자에 대한 보상"이라며 "대응 차원에서 서안지구 합병안을 내각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국가 승인이 하마스에 대한 지지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카니 총리는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거나 보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스타머 총리는 "하마스에 부과할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은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특히 미국이 팔레스타인승인에 반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팔레스타인이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낮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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