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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기고]학교 우유급식, '선호' 아닌 국가가 보장할 '건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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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학교 우유급식을 둘러싼 논의는 흔히 '선택권'과 '필수성'이라는 이분법으로 좁혀지고 있다. 일부에선 학생들의 기호·식습관 변화를 이유로 '흰 우유' 학교급식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학교급식의 핵심 목적은 학생 개개인의 취향을 맞추는 데 있지 않다. 성장기 아동·청소년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하는 건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 권리이자 학생들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요즘 우리 아이들의 식습관을 살펴보면, 영양 불균형은 결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달콤한 음료와 가공식품이 늘고 카페인이 든 음료를 찾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성장기에 꼭 필요한 칼슘·단백질 등 영양소의 섭취를 방해하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고카페인 음료 주 3회 이상 섭취율은 2015년 3.3%에서 2024년 23.5%까지 많이 증가했다. 특히 고등학생은 중학생의 2배 수준이며,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도 가당 음료와 가공식품의 섭취가 점점 늘고 있다.

    칼슘·단백질 섭취 실태도 우려스럽다. 2023년 국민건강통계에서 15~18세 청소년의 칼슘 섭취 충족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 청소년 식생활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하루 한 번 이상 우유를 섭취한다고 답했다. 이런 영양 결핍은 성장기 골밀도 저하, 발육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과 영양 결핍이 동시에 나타나는 '영양 이중 부담'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유 급식이 갖는 의학적 의미는 매우 크다. 우유에는 칼슘뿐만 아니라 단백질·미네랄·비타민 등 성장기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고르게 포함돼 있다. 특히 칼슘은 다른 영양소와 함께 섭취할 때 체내 흡수율이 크게 높아지는데, 유당·단백질·비타민D가 같이 들어있는 우유는 칼슘 흡수율이 약 40%로 다른 식품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건강한 성장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학교급식에서 우유를 제외한다는 건 성장기에 필요한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기회를 제한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 학교에서 우유를 매일 섭취하는 식습관은 성인기에도 건강한 식습관을 지속하는 평생 건강 증진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따라서 학교 우유급식은 단순한 선택권 논의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수 영양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건강을 지키며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건강증진 역할을 하는 제도로서,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우유 한 잔'이 아이들의 성장·건강에 기여한다는 본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외부 기고자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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