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비핵화 포기 시 대화 재개 언급
대북제재에 "내성과 저항성 키워줘"
"한국과 두 개 국가, 국법으로 고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2일 미국이 비핵화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북미 대화도 가능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는 통일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적대적 두 국가론의 불가역성도 재차 언급했다. /더팩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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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2일 미국이 비핵화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북미 대화도 가능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는 일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일할 생각도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대미, 대한 관계의 현주소와 양립 성질, 대외활동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입장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거론한 건 처음이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7월 담화에서 북미 정상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는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의 핵 보유는 국법이며 우리에게는 국법을 반드시 수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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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의 핵 개발 등에 따른 대북제재와 관련해선 "적대 세력들의 제재는 우리에게 보다 강해질 수 있는 학습효과를 주었으며 그 어떤 압박에도 눌리우지 않는 내성과 저항성을 키워주었다"며 "제재 풀기에 집착해 적수국들과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따위는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우리의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일체 상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우리와 대한민국은 지난 몇십 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두 개 국가로 존재해 왔다"고 밝혔다. 또 "조선반도에 지구상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이 첨예하게 대치돼 온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며 적대적 두 국가론의 실체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3단계 비핵화론에 대해선 "현 집권자의 이른바 중단-축소-비핵화는 우리의 무장 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런 적대국과 통일을 논한다는 것은 완전한 집착과 집념의 표현일뿐이며 그렇게 고집한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한국이 어떻게 통일될 수 있겠는가"라며 "이렇게 숙적인 두 개 국가가 통일된 사례가 세계사에 있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명백히 우리와 한국이 국경을 사이에 둔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미일 공조 등에 대해서도 강한 반발심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을지 프리덤 실드, 아이언 메이스 등을 언급하고 "미국과 한국의 이전 정권들이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해 작성한 핵 작전 지침이라는 것이 현 정권에 여과 없이 계승되고 그에 따른 핵전쟁 계획이 보다 실제적이고 구체화한범행 단계에 들어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입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UN) 총회를 앞두고 나왔다. 또 시기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뒤이기도 하다. 북한은 유엔 총회에 2018년 이후 7년 만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북미 간 소통 채널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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