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내 무료 통화 서비스 '보이스톡'에 통화 녹음·요약 기능 추가
음성·화상회의, 국제전화, 일정 관리 등 활용도 높아질 전망
개인정보 침해, 법조계·정치계 등 이용자 감소 우려도
카카오 보이스톡 녹음 및 요약 기능 추가/그래픽=김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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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이달 말부터 보이스톡에 녹음 및 요약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카카오톡과 AI에 집중하겠다"는 정신아 대표의 성장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보이스톡에 녹음 기능이 추가되고, AI를 통한 요약 기능이 탑재되면 개인 간 국제전화는 물론, 일정 관리, 음성·화상 회의록 작성 등까지 보이스톡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자연스레 보이스톡을 통한 카카오톡 신규 이용자 유입, 체류시간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 'if kakao(이프카카오)'에서 이같은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으로, 이에 앞서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변경해 보이스톡에서 통화 내용을 수집할 수 있게 했다.
앞서 녹음 기능을 추가한 이동통신사들도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변경했다. SK텔레콤은 2023년 에이닷 전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통화녹음 파일 등을 수집할 수 있게 했고, LG유플러스도 익시오 내에서 통화음성 녹음 파일을 문자로 변환한 텍스트 파일(통화전문)을 수집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은 이미 SK텔레콤의 '에이닷'이나 LG유플러스의 '익시오'가 선보이고 있는 만큼 카카오가 어떤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일지 관심이 커진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22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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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보이스톡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카카오의 에이전트 AI(인공지능) '카나나'에 연계시킬 가능성이 높다. 카나나에 연계되면 캘린더 일정 자동 추가 등이 가능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음성 통화를 텍스트로 전환해 이용자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한국이 가장 빠르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점점 보편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이스톡을 음성 및 화상 회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보이스톡은 3~10명 범위에서 그룹 통화를 할 수 있다. 통화 내용 녹음, 텍스트화, 요약 기능이 추가되면 보이스톡으로 실시간 회의를 한 후 회의록을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업계는 AI를 활용한 실시간 통역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경우 국제전화로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뿐더러 비즈니스 용도 활용이 용이해진다. 보이스톡은 1분당 약 0.5MB(메가바이트)로 데이터 소모량이 적고, 와이파이 환경에서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지금도 국제 전화 대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보이스톡은 다른 무료 국제전화 앱에 비해 뛰어난 통화 품질이나 신뢰성은 수년간 검증받았기 때문에 빠르게 이용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고전하는 카나나 앱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카나나 앱의 월활성이용자수(MAU)는 1만8000명으로,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 5월(6만9000명)보다 약 75% 감소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카나나에 구글 캘린더를 연동해 일정 관리 기능을 강화한 바 있다. 보이스톡 통화 내용에 기반해 카나나 캘린더나 구글 캘린더에 일정이 자동 설정되면 이용이 보다 편리해진다.
다만 통화 내용 수집 및 처리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처럼 녹음된 통화내용을 텍스트 변환이나 요약을 위해 서버에 잠시 올린 뒤 즉시 파기하거나 휴대폰 등 기기에서 자체 처리(온디바이스)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새 기능이 추가되면 보이스톡 이용자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보이스톡에 녹음 기능이 없어 법조계, 정치계 등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서 자주 사용했는데 이러한 수요가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보이스톡 업데이트 관련 구체적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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