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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트럼프, 좋은 추억"…북·미 대화 여지 속 '통일 불필요'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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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APEC 참석 방한 계기 북·미 대화 가능성 주목

    "美와 마주 서지 못할 이유 없어"…조건부 대화 시사

    '3단계 비핵화론' 비판…정부 "남북 적대성 해소 추진"

    아주경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지난 20~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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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과거 친분을 언급하며 조건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앞세워 선을 그으며 대미·대남 메시지에 온도 차를 뚜렷이 드러냈다. 오는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한다면 대화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포기'를 북·미 대화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언급하며 대화 용의를 전한 것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다음 달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 대통령 방한이 예정된 만큼 상황에 따라 북·미 간 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에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APEC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나온 것은 '깜짝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남한을 향해선 한층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남한은) 모든 분야가 미국화된 반신불수의 기형체, 식민지 속국이며 철저히 이질화된 타국"이라고 비난하며 "정치, 국방을 외세에 맡긴 나라와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가 최근 제시한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 비핵화론에 대해서도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원칙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통일부는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 간 적대성 해소와 평화적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한·미는 향후 북·미 대화를 포함해 대북정책 전반에 관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송윤서 기자 sys030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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