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미리보기]김대헌 한국선급 연구본부장 인터뷰
올해 4월 IMO 중기조치 승인→선사 탄소비용 구체화
탈탄소 시대 새 선박수요 증가, 조선업에는 기회…대체연료는 암모니아 유력
김대헌 한국선급 부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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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중 가장 큰 변화의 시기입니다. 변화 정도가 아니라 해사업계의 '대변혁'입니다."
한국선급(KR)의 연구조직을 이끄는 김대헌 연구본부장(부사장)은 18일 서울 KR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탈(脫)탄소·디지털화로 요약되는 최근 해사산업의 변화를 이렇게 묘사했다. 머니투데이는 다음달 15~17일 열리는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2025'의 세션 '조선해양의 스마트에너지' 개최를 앞두고 국내 해사산업 연구분야 '베테랑'인 김 부사장을 만나 탈탄소와 에너지전환이 해사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들었다.
1995년 한국선급에 입사한 후 30년간 줄곧 조선·해운 등 해사분야를 연구해 온 김 부사장에게도 최근 업계가 직면한 변화의 강도와 속도는 이례적이다. 김 부사장은 "특히 탈탄소 흐름은 2020년까지만 해도 시냇물처럼 잔잔한 흐름이었다면, 지금은 곧 폭포가 나타나 급격하게 아래로 물이 낙하하는 속도의 느낌"이라며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4월 IMO(국제해사기구)가 전세계 선박을 대상으로 넷제로 프레임워크(Net-Zero Framework)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2027년 이후 선박의 탄소배출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미 시작된 유럽연합(EU) ETS(배출권거래제), EU 해상연료규제(FuelEU Maritime)에 더해 해운업계가 지불해야 할 상당한 수준의 탄소세가 구체화된 것이다.
김 부사장은 "다음달 IMO에서 이 조치가 채택된다면 이제 선사는 신속하고 면밀하게 탈탄소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며 "(벙커유 보다 상대적으로 탄소배출이 적은) LNG 추진 선박만 믿는 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고, 에너지절감장치(ESD)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함께 준비할 시점"이라 설명했다. 대체연료로의 전환도 가속화될 걸로 내다봤다. 미래에는 어느 한 연료가 독점하지 않고 이러한 다양한 연료들이 서로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대량생산이 가능한 암모니아를 가장 유력한 대체연료로 꼽았다. 이미 발주된 암모니아 추진 선박들은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김 부사장은 "누출 위험 제거 등 안전설계가 관건"이라 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중기조치/그래픽=이지혜 |
동시에 그는 "탈탄소로의 전환이 조선업계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전 세계 운항선박의 약 95%가 화석연료를 쓰는 상황에서 신조나 개조(레트로핏) 모두 조선업계에 거대한 수요가 될 수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기술 측면에서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대응은 빠르고 정교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선박 건조 측면에서 중국 조선사의 생산성을 따라잡는 건 여전히 숙제"라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조선사들과의 생산성 경쟁을 위해 스마트야드·생산자동화 형태의 디지털화가 탈탄소와 맞물려 더 중요해질 거라고도 했다.
대체연료가 도입되는 과도기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무인·자율운항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운항 측면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도 긴요하다고 했다. 한국선급이 지난해 연구본부 내 AI 융합센터를 만들어 관련 분야 연구를 본격화한 데엔 이런 배경이 있다. 김 부사장은 "이런 기능들을 소프트웨어화해 선박에 탑재하는 게 최종 목표"라 했다.
김 부사장은 "탈탄소는 조선업에는 기회, 해운업계에는 비용인만큼 양 업계의 상반된 이해관계의 간극을 메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조선 3사뿐 아니라 중소 조선소·기자재업체·해운사까지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원팀' 구조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해관계가 얽힌 업계가 스스로 만들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교두보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IT 및 AI 인력들이 해사업계로 유입될 수 있는 유인책들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선해양의 스마트에너지 세션/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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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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