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원청 노조가 수년간 하청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임단협 요구안 중 하나로 들고나온 것은 다른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지난 7월 9일 총파업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조선노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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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작업중지권 및 중대재해 공동 대응 활동 보장 ▲업종 교섭과 조합 활동 보장 ▲정년 연장 및 신규 인력 확보 ▲원하청 구조 개선(사내 협력 노동자의 정규직화) 및 이주 노동자 대책 협의 등을 요구했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비롯해 7개 조선 업체 노조가 가입돼 있는 단체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의 올해 임단협 합의안에는 이런 요구안이 반영되지 않았다. 한화오션 노사는 기본급 12만3000원 인상, 일시금 520만원 지급, 특별 휴무 1일·정년 후 촉탁 채용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안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기본급 13만3196원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안에 합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급 13만5000원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 인센티브 100%를 지급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 산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과 함께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공동 요구안으로 내걸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은 하청 업체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동일 성과금 지급, 조합 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철폐 등을 요구했다.
하청 근로자 처우 개선은 2015년 조선노연 출범 이후 계속 요구되고 있으나 올해도 관철되지 못했다. 노동계에서는 사측이 책임지는 것을 꺼리고 하청 근로자들의 노조 가입률이 낮아 수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아무리 주장해도 결국 원청인 조선사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청 노조가 자신들의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하청 근로자 처우 개선을 요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노무사는 “여러 하청 업체를 둔 원청 사용자는 하청 근로자 처우 개선 요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의무적 교섭 사항이 아닐 가능성이 큰 하청 근로자 처우 개선을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다른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범수 기자(tigerwa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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