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슈퍼컴퓨팅센터. (사진=농촌진흥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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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빅데이터 유전체 분석에 14년이 걸리던 작업이 슈퍼컴퓨터로 12주 만에 끝났다. 초고성능 연산 능력을 갖춘 슈퍼컴퓨터가 유전체 연구와 기후 분석, 신약 개발 후보물질 탐색 등에서 획기적인 시간 단축을 이끌어낸 것이다.
23일 농촌진흥청은 슈퍼컴퓨팅센터 개소 2주년을 맞아 이 같은 성과를 공개했다. 현재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는 초당 2.9페타플롭스(PFLOPS)의 연산 능력과 5.8페타바이트(PB) 저장 용량을 갖췄다. 고성능 컴퓨터 3600대를 합친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23년 기상청 슈퍼컴퓨터를 관리 전환받아 전용 시설과 함께 구축한 장비다.
센터는 지난 2년간 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고추·콩·벼 등 18작목 1만5000여 자원의 유전체 특성 분석은 기존 110개월이 소요됐지만 두 달 만에 끝냈다. 고추 849자원은 27개월에서 2주, 콩 2769자원은 18개월에서 12일, 벼 3024자원은 6개월에서 4일로 단축됐다. 농약 후보물질 420만 건의 분자도킹 분석은 1년 넘게 걸리던 작업을 9일 만에 완료했다.
기후 자료 처리 속도도 크게 개선됐다. 13년치 데이터를 보름 만에 분석해 벼 작황과 수확기 예측에 활용했고, 중기 기후 예측은 6일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연구자들은 수년 단위 작업이 며칠 만에 끝나면서 실험 설계와 검증 속도 자체가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활용 기반 확산도 성과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은 초급·중급·전문가 과정을 운영해 지금까지 653명을 교육했고, 리눅스·파이썬 기초에서 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병렬 프로그래밍까지 다룬다. 연구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맞춤형 분석 프로그램 30여 건을 개발했으며 가상사설망(VPN)과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통한 이중 인증 체계로 보안도 강화했다.
농진청은 앞으로 슈퍼컴과 인공지능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농생명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해 유전체 연구와 질병 예측 정밀도를 높이고 GPU 기반 3호기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산·학·연·관 공동연구와 민간 협력을 넓혀 성과의 산업화를 앞당긴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남정 농업생명자원부 부장은 “슈퍼컴퓨터는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며 “농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초고속 데이터 분석 지원을 확대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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