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人⑤] 비피엠지 차지훈 대표 인터뷰
"규제 완화·유동성 자산 준비금 허용 필요"
스테이블코인 관련 특허 4개 보유
케이뱅크와 태국·UAE 등 국경 간 결제 프로젝트 추진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태국은 바트화 스테이블코인을 샌드박스로 허용하면서 이를 ‘프로그래머블 페이먼트(Programmable Payment)’로 정의했습니다. 블록체인 상에 발행되는 코인은 하나의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체적으로 결제 조건을 담은 작은 프로그램이지요. 지급과 정산 조건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고, 준비금은 금융기관에서 안전하게 관리되는 만큼 규제 역시 이러한 특성을 전향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지훈 비피엠지 대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 솔루션 전문기업 비피엠지(BPMG)의 차지훈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결제수단 대비 사고 위험이 낮은 만큼 발생 가능한 위험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 외 영역은 정책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기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들은 해외 이전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는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만 과도한 규제를 받는다면 활용도가 떨어져 고립될 수 있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을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정의하는데, 국내 법제화도 이와 유사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금을 100% 준비금으로 두면 발행사의 부담이 크다. 미국은 단기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도 허용하는데, 원화 준비금 역시 유동성 자산을 포함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차 대표는 넥슨, 네시삼십삼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엔터메이트를 거쳐 국내 초창기 웹3 프로젝트 ‘보라’ 네트워크 대표를 역임했다. 2021년 비피엠지를 창업한 이후 젬허브 토큰을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시키며 사업을 확장했고, 최근 2년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특허 4건을 확보하며 기술적 기반을 다졌다.
차 대표는 “2022년 KT(030200) 그룹사 VP와 함께 결제용 지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원화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체감했다”며 “법정화폐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은행 간 송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비피엠지는 해외에서 먼저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태국 기업과 합작법인 ‘베리핀랩스’를 설립하고 바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베리달러’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차 대표는 “태국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고, 연간 3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관광지로 결제 수요가 풍부하다”며 “이 환경이 스테이블코인 상용화에 최적”이라고 말했다.
UAE·케이뱅크와 손잡고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 확대
비피엠지는 아랍에미리트(UAE)와 국내 금융권을 잇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최근 UAE 투자사 MJ에셋인베스트먼트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MJ에셋은 UAE 왕자 셰이크 마제트가 설립한 회사로, 이번 협약을 통해 현지 라이선스 취득과 규제 대응을 지원한다. 양측은 두바이에 이미 구축된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교환, 해외 송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중동은 석유 의존 경제에서 신성장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으며, 특히 e스포츠와 웹3 분야에 대한 정부 관심이 높다”며 “비피엠지는 게임·웹3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스테이블코인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UAE는 이미 자국 화폐 디르함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항공권 구매나 공항 결제에 쓰이고 있어, 활용처 확장 과정에서 비피엠지가 해외 파트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프로젝트와 국내 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케이뱅크와 손잡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결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차 대표는 “기존 블록체인 규제가 투자자 보호에 집중돼 있어 혁신적 서비스 도입이 쉽지 않았다”며 “케이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금융 규제 프로세스를 충족하면서도 새로운 모델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피엠지는 내년 중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 대표는 “현지 파트너십을 넓히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국가 간 거래에서 다양한 스테이블코인과 금융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결제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