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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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총재까지 구속하면서 특검 수사의 칼 끝은 통일교 자금의 흐름을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한 총재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의 추가 조사가 필요한 핵심 혐의는 한 총재가 2022년 1월 윤영호(구속 기소)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부분이다. 특검팀은 이 돈이 윤 전 대통령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통일교 재정을 관리해왔던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전달한 1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현금뭉치를 별도로 포장해 임금을 뜻하는 ‘왕(王)’ 자를 자수로 새긴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이 통일교의 금품 일부를 수수했거나 인지했을 정황이다.
통일교에서 권 의원 쪽에 건넨 돈은 1억원 외에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권 의원은 2022년 2~3월, 한 총재가 기거하는 경기 가평군 천정궁을 두차례 찾아 큰절을 하고 금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쇼핑백을 받아갔다. 권 의원의 두번째 천정궁 방문은 윤 전 대통령 당선 뒤인 2022년 3월22일이었는데 이날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과 함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통령 당선자’를 면담하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건넨 ‘당선 선물’이 윤 전 본부장과 대통령 당선자의 만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검팀은 또 통일교인 당원 가입을 매개로 한 국민의힘과의 유착 관계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최근 국민의힘 당원 명부 관리업체를 압수수색하면서 전체 당원 중 통일교인으로 추정되는 11만명에 달하는 명단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교인들의 정당 가입을 논의한 시점인 2022년 11월부터 전당대회가 치러진 2023년 3월까지 가입된 통일교인 숫자는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실제 한 총재의 국민의힘 지원과 당원 가입 지시가 정당법 위반으로 이어졌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한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통일교 ‘실세 2인자’로 꼽히는 정아무개씨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정씨는 사실상의 의사결정권자로서 통일교 내 전반적인 사무처리를 담당하며 한 총재의 비밀금고를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한 총재와) 공범일 수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통일교 내부에선 “정 실장이 혼자 법적 책임을 피해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씨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해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가윤 gayoon@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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