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장 인수 간담회, 3시간 전 기습 공지
셀트리온 주가, 23일 9% 가까이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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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바이오 및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전날 오전 10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일라이 릴리의 미국 뉴저지 생산기지 인수 본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는 불과 3시간 전인 오전 7시에 공지됐다. 통상 전날 오후에 예고되던 관행을 깨고 기습 발표 형식을 택한 것이다. 이날 발표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8.87% 상승한 18만4200원에 마감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오랫동안 공매도와 싸워왔다"며 "좋은 소식을 발표할 때마다 공매도 세력이 선제적으로 공격해왔다. 오늘은 이를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간담회 공지를 냈다"고 직접 설명했다.
셀트리온과 공매도의 악연은 201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 가치가 급등할 때마다 '실적 대비 고평가'라는 명분으로 외국계 헤지펀드가 숏포지션을 늘렸고, 임상 실패 가능성이나 회계 이슈가 불거질 때면 공매도 공세는 집중됐다. 2013년 4월 서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년간 432거래일 중 412일간 공매도가 발생했다"며 지분 전량 매각 가능성까지 언급할 정도로 압박을 받았다. 2018년 코스피 이전 직후에도 외국인 공매도 잔고율은 단숨에 10%를 넘어서며 주가를 짓눌렀다.
서 회장은 그간 공매도 공격에 맞서 주주와 직접 소통하며 신뢰 회복에 공을 들였다. 주총과 간담회 현장에서 수시간 동안 주주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는 모습은 셀트리온의 상징적 장면이 됐다. 또한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했다. 올해만 해도 아홉 차례 걸쳐 8500억원이 넘는 자사주 매입과 9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올해 6월 초까지 약 12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 매입을 완료한 후, 추가로 5000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9월까지 2620억원 규모의 주식 취득을 완료한 데 이어 최근 1250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하고 내달 초부터 취득에 나설 예정이다. 예정된 5000억원 중 남은 약 1250억원 규모 매입도 연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 회장과 셀트리온스킨큐어도 7월까지 장내에서 각각 500억원 규모의 주식 취득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탰다.
전반적인 경영의 기조와 관련한 시장의 시선이 어느 정도 환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투자가 단순히 방어적 조치를 내리는 데 머무르지 않고 미국과 같은 주력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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