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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시위와 파업

    '건대 양꼬치거리' 혐중시위, 경찰 100명 투입…"장사 안돼" 상인들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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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기자가 24일 오전 방문한 서울 광진구 양꼬치 거리 모습. 영업 시간 전인 이른 아침이라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은 모습이다./사진=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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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곳곳에서 '혐중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건대입구역 양꼬치거리 인근에서도 시위가 예고됐다. 지난 4월 극우 시위대와 주민들이 다툼이 발생한 적이 있어 상인들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경찰은 100명이 넘는 경찰관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멸공청년단 등 극우 단체는 이날 오후 7~9시 광진구 일대에서 집회 및 행진을 진행한다. 이들 단체는 집회 참석자 100여명이 강변역 인근 구의공원에서 모인 후 구의역을 거쳐 건대입구역까지 2.3㎞를 인도로 행진할 계획이다. 주최 측은 우천 시에도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최근 건대입구 인근에서 유사 집회가 한 달에 1~2번 열리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 아웃', '화교 특혜 척결하자' 등 혐중 메시지를 담은 팻말을 들었다. 중국인 상점이 밀집한 양꼬치거리 근처에서도 집회가 진행됐다.

    앞서 양꼬치거리에서는 4월 극우 시위대와 주민들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위대는 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양꼬치거리에서 중국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일부 상인과 시위대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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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단체들이 지난 9월19일 서울 명동에서 집회가 제한되자 종각 인근에서 ‘반중 시위’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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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꼬치거리 상인들은 혐중 시위에 불만을 토로했다. 조선족 이모씨는 "국적도 한국이라 한국 사람이라 말하고 싶지만 '왜 한국 사람이라 하냐'는 소리를 들었다"며 "4월 동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중국이 밉다는 건 반대하지 않는다. 여기서 적응하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우리한테 시위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조선족 A씨도 "(시위대가) 거리에 다니는 교포들에게 욕을 했다. 장사에 방해도 된다. 장사 시간에 그렇게 하면 누가 들어오냐"고 말했다.

    한국인 상인 B씨 역시 "불편하다. 여기 중국 사람이 많은데 그러면 안 된다. 관광하러 온 사람도 있는데 겁나지 않을까"라며 "시위가 과격한 것 같다. 장사하는 데 지장이 있으니 행진하지 말고 한 장소에서 하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와 관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120여명으로 구성된 2개 기동대를 현장에 투입하고, 혐오 발언 자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에 지역경찰 순찰차를 배치할 것"이라며 "지난번 같은 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집회 해산 시점에 (양꼬치거리에) 경력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혐중 시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명동 시위에 대해 "그게 무슨 표현의 자유냐. 깽판이다. 그러면 안 된다"며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경찰에 필요시 관련 법률 등에 따라 강력히 조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김지현 기자 mtj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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