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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MS, 이스라엘군 서비스 중단…'가자 주민' 감시에 활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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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디언 "팔레스타인 주민 감청해 MS에 저장"
    스미스 MS사장 "고객 프라이버시 보호" 강조


    한국일보

    미국 뉴욕시 사무실 건물에 달려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로고.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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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군(IDF)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를 활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감시 데이터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되자 MS가 IDF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민간 기업이 도감청을 이유로 정부 기관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MS는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자사 제품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다며 이스라엘 국방부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일부 중단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들에게 클라우드 기반 저장 서비스와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의 사생활(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하며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를 용이하게 하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민 통화 감청해 공격에 이용"


    이번 조치는 지난달 이스라엘 정보 부대인 8200부대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통화 내역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 이후 나왔다. 8200부대는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주민들의 통화 내용 수백만 건을 저장하는 한편 이를 군사 공습 작전에 이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수집한 통화 감청 데이터는 약 8,00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규모의 방대한 양이다.

    MS는 자체 조사를 통해 IDF가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가자전쟁에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MS는 지난주 IDF 관리들에게 지난주 8200부대가 방대한 감시 데이터를 MS의 주력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에 저장해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MS의 조사 직전, 이용하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아마존 등 다른 플랫폼으로 옮긴 상황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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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가자지구 중부 자와이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옥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자와이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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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의 조치는 IDF 업무 지원에 대한 직원 및 투자자들의 비판이 커지면서 내려진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최근 MS 직원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에서 자사 기술을 사용하는 데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직원 5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스미스 사장은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가디언 보도의 일부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인했다"며 "이 증거에는 네덜란드에서 사용된 애저 저장 용량 및 AI 서비스 사용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감시 기술 사용을 조사해 온 매트 마흐무디 국제앰네스티 연구원은 "MS의 행동은 이스라엘에 클라우드 인프라, AI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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