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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새 일본총리 '고이즈미vs다카이치' 누구…야스쿠니 참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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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당 자민당의 총재를 뽑는 선거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일본 총리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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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즈미 신지로 농심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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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4일로 예정된 이번 선거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44), 다카이치 사나에(64)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64)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50)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69) 전 자민당 간사장 등 5명이 입후보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선거가 다카이치와 고이즈미의 양강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펀쿨섹좌' 고이즈미 vs '여자 아베' 다카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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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들. 왼쪽부터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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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년생인 고이즈미는 6선 중의원으로 지난 5월부터 농림수산상을 맡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잘생긴 외모, 부친의 후광 등으로 호감도가 높다. 국정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지만 현 이시바 시게루 정권에서 쌀값 파동 때 농림수산상 자리에 긴급 투입돼 가격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환경상을 지낼 당시 기후변화 대책을 묻는 질문에 "기후변화 문제는 즐겁고(Fun), 멋지고(Cool), 섹시하게(Sexy)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을 내놔 '펀쿨섹좌'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높은 인지도 덕에 당내에선 고이즈미가 "언젠가는 총리를 맡게 될 것"이란 견해가 많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후보 가운데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얻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선거에선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기용하며 보수층 공략에 나섰다. 가토는 보수 성향 의원들로 구성된 자민당 의원 연맹 '창생일본'의 핵심 인물이다.

    다카이치는 올해 64세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일본 최초 여자 총리가 된다. 자민당 내 가장 강경한 우익으로 통하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 노선을 이어받아 '여자 아베'란 별명을 갖고 있다.

    자민당에서 요직을 역임해왔지만 이시바 정권과 거리를 두며 당 총무회장직 제안도 거절했다.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보수층 이탈인 만큼 옛 아베파를 중심으로 지지 움직임이 강하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에 역전당하며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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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즈미 "작은 정부" vs 다카이치 "재정 확대"

    이번 선거에선 물가 상승 대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각 후보는 인플레이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대책에 최우선으로 임하겠단 각오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이 공약한 1인당 2만엔 현금 지급과는 거리를 뒀다. 고이즈미는 소득세 기본공제 인상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하고 2030년까지 5년간 평균 임금을 100만엔(약 945만원) 늘리겠단 공약을 내놨다. 다카이치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23일 "물가 상승에 맞춰 소득세 기초 공제 증액을 검토하고 싶다"고 했다.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내세운 소비세 인하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고이즈미는 소비세가 사회보장 재원이 되고 있단 점을 들어 감세가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세 인하에 긍정적이던 다카이치는 "앞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질 경우에 대비한 내수 부양 옵션"이라며 당장은 어렵다고 한발 물러섰다.

    투자자들은 다카이치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확대를 추진하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한다. 고이즈미는 재정 정책에서 신중한 견해를 유지하고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를 진행할 인물로 평가된다.

    선택적 부부별성(일본에선 결혼 시 부부가 한 쪽의 성씨로 통일함) 도입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성급히 추진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선택적 부부별성은 보수파가 반대하는 내용이다. 고이즈미는 지난해 총재 선거 때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을 주장했는데 "그 생각은 변함없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카이치는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신중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외국인 정책도 관심을 끈다.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우익 정당인 참정당이 최근 외국인 부동산 매입 제한, 생활보호 지원 중단, 영주권 취득 요건 강화 등을 내걸며 참의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다. 고이즈미는 "외국인 불법 취업이나 지역 주민과의 마찰, 치안 악화 등이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문제를 처리할 사령탑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다카이치는 소견 발표장에서 "외국인이 나라현 지역 명물인 사슴을 걷어차거나 때린다"고 주장하면서 강경한 외국인 정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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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총리 후보자 정책 방향/출처=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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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즈미·다카이치, '한일관계 심화' 한 목소리

    일본의 총리 교체는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이즈미는 한일 관계의 진전을 기대했다. 출마 선언 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과의 셔틀 외교를 계속해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다카이치 역시 북한과 중국, 러시아 3국이 밀착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 다카이치는 명확히 표현하지 않고 있지만 후보들 중 당선 시 실제 참배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다. 지난 24일에는 "외교 문제가 돼선 안 된다"면서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에게 경의를 표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고이즈미는 국민으로선 신사 참배가 문제 될 게 없다면서도 총리가 된다면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판단하겠단 입장을 드러냈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건 2013년 아베 당시 총리가 마지막이다.


    고이즈미 국회의원표 선두 vs 다카이치 당원표 우세

    최신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는 국회의원 표에서, 다카이치는 당원·당우 표에서 각각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통신은 고이즈미가 30% 넘는 국회의원 표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니혼TV가 최근 실시한 당원·당우 여론조사에선 다카이치가 34%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고이즈미는 28%에 그쳤다. 지난 조사에서 1위였지만 이번에 2위로 밀려났다.

    자민당 당칙에 따라 선거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표와 전국 당원·당우 투표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정한다. 올해엔 국회의원 표 295표, 당원·당우 표 295표가 투표에 반영된다. 당원·당우 표의 경우 투표수 집계 결과를 후보별 득표율로 환산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표를 받은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에 진출한다. 결선에선 국회의원 295표와 광역지방자치단체별로 1표씩을 부여한 47표의 당원·당우 표가 반영된다. 결선에선 국회의원 표가 큰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고이즈미와 다카이치가 결선에 진출할 경우 고이즈미에게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고이즈미는 토론 대응 능력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선거에서도 이 점이 부각됐다. 최근엔 고이즈미 캠프가 동영상 플랫폼에 고이즈미를 칭찬하는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도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고이즈미는 댓글 조작 사실을 몰랐다며 "최종적으론 내게 책임이 있다. 재발 방지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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