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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러 외무 “EU·나토 공격 의도 없다…러 침략시 단호히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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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연설서 “서방, 러 비난하며 무력 위협” 주장

    이스라엘·이란 문제 놓고 서방 ‘책임론’ 부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공격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서방의 위협을 지적하며 러시아에 대한 침략이 발생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 대응을 강력 비난하며 국제사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데일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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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나토와 EU에 대한 사실상의 공격을 계획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무력 위협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여러 차례 이러한 도발을 부인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 그런 의도는 결코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한 어떠한 침략도 단호한 대응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이번 발언은 러시아 전투기 및 무인기(드론)가 덴마크,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나토 회원국 영공을 연이어 침범하는 가운데 나왔다. 폴란드에선 나토의 방공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도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입장을 선회해 “나토 회원국이 나토 영공을 침입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토 본부 역시 “필요한 모든 군사·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국제사회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 문제를 거론하며 서방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규탄했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수만명을 무차별로 살해하고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정당화할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를 명분으로 카타르 등 인근 국가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중동 전역의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최근 영국, 프랑스 등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인정한 것과 관련해 “마치 팔레스타인에 주민이고 뭐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느라 그렇게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날 서방 주도로 대이란 제재 연장이 통과된 것을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지연 방안을 제안했지만 서방이 고의로 협상을 파탄 냈다”며 비판했다.

    다만 미국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러 관계를 언급한 뒤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현재 미 행정부의 접근은 이념에서 벗어나 현실적이며 실용적”이라고 평가했다.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의 연설에 대해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대외 이미지를 ‘피해자’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동시에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란 제재, 유럽 안보를 둘러싼 갈등을 거론해 국제사회 내 ‘서방 책임론’을 부각시키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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