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5’ 세션 2
美 증시 이어 영국·홍콩 등 거래시간 연장 검토 나서
“거래시간 연장 리스크에도 경쟁력 확보 위해선 필요”
‘오전 8시~오후 8시’ 12시간 체제 거쳐 점진적 확대 거론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KCMC 2025’(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5)에서 “미국 증시는 결제 주기 단축에 이어 정규 거래소까지 24시간 거래체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한국도 해외 투자자 접근성을 넓히고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거래시간 확대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KCMC 2025’(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5)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글로벌 증시 24시간 체제 확산, 한국도 검토해야”
이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주요국들이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욕 증권거래소, 나스닥이 (거래시간 연장에) 참여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24시간 거래가 시행될 전망”이라며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도 여러 방면에서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 중이고, 홍콩 거래소 역시 런던 결정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주요 주식시장이 거래시간 연장을 논의하게 된 배경으로 △개인 투자자 급증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확산 △해외 투자자 유치 필요성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해외 투자자 거래 규모는 2017년 대비 2.4배, 같은 기간 미국은 아시아 투자자 거래 규모는 7.8배 늘었다”며 “거래시간을 늘리면 해외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거래시간 연장의 양면성도 지적했다. 그는 “거래시간 연장은 시장 유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의 효율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데 반해, 시간대별 시장 유동성이 더욱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왜곡 가능성이 커지고 불공정거래 감시와 시스템 안정성 확보 부담이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 주식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거래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상황에서 해외 시장의 거래시간 연장이 현실화하면 투자 이탈은 가속할 수 있다”며 “24시간 체제가 궁극적 목표지만, 12시간 체제를 거쳐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제도 개선으로만 경쟁력 확보 안 돼…펀더멘털 개선해야”
이날 이어진 패널 토론에선 거래시간 연장이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경쟁, 투자자 보호, 결제 인프라 안정성, 시장 효율성 등 복합적 과제를 동반한다는 의견이 강조됐다. 참가자들은 거래시간 확대가 단순히 장을 더 여는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 전반을 재편해야 하는 중대한 의제라는 데 입을 모았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보는 “글로벌 거래소 간 유동성 경쟁, 가상자산 토큰화 확산, 국내 대체거래소(ATS) 출범 등이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하게 된 배경”이라며 “한국 상장 기업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나 거래시간 연장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제도적 여건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최항진 한국예탁결제원 증권결제본부장은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결제의 안정성 확보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앞으로 결제 주기 단축과 맞물리면 외국인·국내 기관의 결제 프로세스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자동화 도입과 해외 벤치마킹을 통한 결제 업무 고도화를 강조했다.
앞서 주제 발표를 맡았던 이 연구위원은 “전 세계가 24시간 거래 체계를 도입하면 시차 효과는 사라지고 결국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시장에만 유동성이 집중될 수 있다”면서도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어떻게 한국 시장에 유동성을 신규 유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의 진행자를 맡은 안동현 서울대 교수 역시 “글로벌 증시가 24시간 거래로 전환하면 단순히 제도만으로는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며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상장과 상장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 제도 개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