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PAS 50.2%, 친러 야당은 24.2%…유럽, 일제히 반색
몰도바 총선 |
(서울·브뤼셀=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정빛나 특파원 =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몰도바 총선에서 친유럽 성향의 여당이 예상 밖에 낙승했다.
몰도바 선거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29일 오전 개표 99.91%가 완료된 가운데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이 이끄는 친유럽 성향의 집권당 행동과연대당(PAS)이 50.16%로 과반을 득표했다.
몰도바의 심장당, 몰도바의 미래당, 사회주의자당, 공산당 등이 결집한 친러시아 성향 '애국 블록'의 득표율은 24.19%에 그쳤다.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총선을 앞두고 PAS와 애국 블록의 접전이 예상됐고 PAS가 1위를 하더라도 과반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총선 결과에 대해 애국 블록이 광범위한 허위 정보전으로 무리한 캠페인을 벌이면서 유권자의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총선은 몰도바가 친유럽 행보를 이어갈지, 친러시아 쪽으로 행로를 바꿀지를 결정하는 갈림길이었다. 특히 투표를 앞두고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영 간 갈등도 극에 달했다.
몰도바 당국은 지난 22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대규모 폭동 등과 관련해 74명을 구금했다. 몰도바 사이버보안 당국은 이날 선거 인프라를 겨냥한 여러 차례의 해킹 시도를 감지해 이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PAS의 승리로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 노력은 일단 순항할 것으로 관측된다. PAS는 2030년까지 EU 가입을 목표로 잡았다.
EU와 주요 유럽국도 총선 결과에 일제히 반색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두려움이나 분열을 조장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여러분의 결의를 꺾지 못했다"며 "몰도바는 유럽, 민주주의, 자유를 분명히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EU)의 문은 열려 있다. 또한 EU로 향하는 모든 단계마다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산두 대통령을 향해 "지역 전체를 통제하려던 러시아의 시도를 저지했다"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외부의 간섭 시도와 압박에도 몰도바 시민의 선택은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몰도바 역시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넉달 만인 2022년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몰도바에도 서둘러 가입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등 몰도바 끌어안기에 속도를 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총선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산두 대통령은 일단 중대 고비를 넘겼으나 향후 정부 운영과 의회에서 야당과 협치 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몰도바 싱크탱크 워치독의 분석가 안드레이 쿠라라루는 AFP와 인터뷰에서 PAS가 통계적으로 과반을 확보하긴 했지만, 이는 불안정한 숫자라며 안정적인 정부 운영이 가능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약 3분의 1 정도의 국토에 인구 260만명의 소국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EU 회원국인 루마니아 사이에 있다.
몰도바는 옛소련에 속했다가 1991년 독립했으나 러시아의 간섭 의혹, 이웃 나라인 우크라이나의 전쟁, 에너지 부족 등으로 오랫동안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정세 불안을 겪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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