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 미사일 DF-17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대만과 인근 해역을 겨냥해 동부 해안 지역에 있는 미사일 기지들을 대대적으로 확장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 등을 토대로 중국이 최근 수년간 611·616 미사일 여단 등의 기지 규모를 크게 늘리고 둥펑(東風·DF)-26과 DF-17 등 차세대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후이성 츠저우시에 있는 611 미사일여단 기지는 최근 수년 사이 기지 규모가 두배로 늘어났다.

위성사진을 보면 2022년에는 나무로 뒤덮여있던 부지에 2023년부터 새 도로가 놓이고 미사일 저장·유지관리 시설이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기지 곳곳에 새 미사일 발사대와 미사일 시험·훈련용 모의 터널, 미사일 재장전 구역으로 추정되는 시설도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비영리 분석기관 해군분석센터(CNA)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은 611여단 기지에 대해 "거대한 시설로, 기본적으로 모든 작전을 연습하기 위한 응집력 있는 훈련 시설"이라고 NYT에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611여단을 방문해 로켓군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 등을 지켜봤다. 당시 그는 "위험과 위기 감각을 심화하고 전투 마인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장시성 간저우시에 있는 616 미사일여단 역시 빠르게 확장됐다.

2020년 위성사진에서 농지였던 구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도 개간·평탄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18개월 만에 새로운 부지로 탈바꿈했다.

전문가들은 611여단에는 DF-26, 616여단에는 DF-17이 배치돼있는 것으로 봤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DF-26D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DF-26은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괌 익스프레스' 또는 '괌 킬러'라고 불리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DF-17은 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평가받은 중·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 로켓군이 최근 4년 사이 미사일 비축량을 50% 가까이 늘려 약 3천5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DF-26 보유량은 약 500기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동부 해안에 몇기가 배치됐고 몇기가 대만을 겨냥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미사일여단 기지 확장은 압도적인 무력 위협으로 대만을 중국 통제 아래 두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에 대항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야망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제니퍼 카바나 선임연구원은 "미사일은 중국이 대만에 사용할 모든 유형의 강압적 군사행동의 출발점"이라며 "중국은 압도적인 수의 미사일 보유를 통해 대만에는 반격해도 소용이 없다는, 미국에는 개입할 수 없다는 정치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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