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전통시장 등에서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이롭로보틱스의 무인 소방 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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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관련 중소기업 핀텔은 2022년 AI 영상 분석 기술과 AI 사물인터넷(AIoT) 센서를 융합해 산업 현장의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추락이나 충돌, 화재, 폭발 등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재해 요인을 식별해 관리자에게 즉시 경고하는 기술이다. 핀텔의 기술은 오는 추석 이후 산업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 서울 까치산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화재 감지·초기 진압 역할을 하는 무인 소방로봇 역시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이롭로보틱스는 2023년 골목이나 밀폐된 공간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역에 들어가는 소형 무인 소방로봇을 만들었다. 이미 4곳의 전통시장에서 실증을 거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 기술이 현장 문제를 해결한 선례가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 기술을 개발하고도 사업화 단계까지 가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연구개발(R&D) 성공률은 92.7%에 달하지만, 매출이나 비용 절감·후속 투자 등 사업화에 성공한 기술은 절반(51%)에 그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러한 기술 개발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중소벤처 R&D 혁신 방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실제 문제를 해결해 경제적 성과를 만드는 기술에 투자하기 위해 중소기업 R&D 사업의 지원 대상부터 지원 방식, 투자 규모 등을 전면 개편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000억원을 R&D에 집행하는 중기부는 팁스(TIPS) 방식 R&D에만 50%인 1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팁스는 벤처캐피털 등 민간이 먼저 투자한 중소기업에 매칭해 연구개발비를 추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기부는 그간 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지원했던 팁스를 성장 단계별로 일반 팁스, 스케일업 팁스, 글로벌 팁스 등 3단계로 나눠 지원한다. 과제별 지원 규모도 일반 팁스는 5억원에서 8억원, 스케일업 팁스는 12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리고,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팁스' 제도를 통해 100개 기업을 선정해 4년간 최대 6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AI·바이오·문화관광·방산우주 등 첨단 분야에 집중 지원하는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에는 최대 200억원을 투입한다. 시장이나 기술 변화에 따라 중간에 목표를 변경하는 '무빙 타깃' 방식도 도입한다.
대학이나 출연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우수한 기술이 시장에서 사장되는 일을 막기 위해 한국형 'STTR' 제도도 신설됐다. 어떤 기술을 개발할지 아이템을 선정하는 시점부터 개념이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PoC), 이 기술이 시장에서 사업성이 있는지(PoM)를 확인해 시장에서 '돈 되는 기술'에 지원하겠다는 개념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사업화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지원한다.
이번 혁신 방안에는 지역 중소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수출 중기의 발목을 잡는 탄소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AI 벤처와 바이오 벤처, 제약사가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한편 기업이 정부 지원사업을 신청할 때 R&D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에 추가 서류를 받는 형식으로 초기 제출 서류를 줄인다.
박용순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중소기업들이 매출 증가를 통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며 "민간에서 시장성을 검증하는 팁스 방식 R&D를 확대하고 기술 수요를 시장에서 검증하는 한국형 STTR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2026년 중기 R&D 정책의 주요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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