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 지연으로 발생하는 비용 감축…기업 순이익 제고 수단"
"금융사 결제·청산 효율화…정보보호·스마트계약 등 규제 논의 병행해야"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쟁점과 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핀테크산업협회 제공)2025.9.30./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약 3900억 원 절감하고 물가상승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급결제 지연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전반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선 모든 정보가 투명히 공개되는 블록체인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정보보호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 콘트랙트 등의 법적 효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문철우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하고 핀테크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업 활용과 외환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문 교수는 "2022년 기준 국내 기업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약 9조 8000억 원의 운전자본이 지급결제 지연으로 묶여 있다"며 "이로 인해 약 3900억 원의 금융 기회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결제·정산 구조의 절반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되면 물가상승률을 최대 0.24%포인트 낮추고, 기업들의 금융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수단을 넘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 교수는 "무역 결제, 해외송금, 지역화폐,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활용처가 개발되면 추가적인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국민 부담을 줄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들의 순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든 글로벌 기업 아마존과 월마트는 연간 400억~500억 달러를 결제 수수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면 비용 절감 효과로 순이익이 증가하고 기업 가치도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절감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 경쟁력도 높아진다"며 "자체 발행·유통·운용 구조를 갖추면 담보 대출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만약 해외 경장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국내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금융망을 재정의하는 수단으로 결제시장의 상식을 바 것"이라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쟁점과 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2025.9.30./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행사에는 전통 금융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정유열 유안타증권 상무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당일·실시간 결제가 가능해 결제·청산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다"며 "효율적인 증권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또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해 잔고 관리 등을 효율화하면 기관 자금 시장을 효율화할 수 있다"며 "지갑을 통해 실시간 거래내역을 확인하면 불완전판매와 소비자 분쟁 해결에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민강 KB국민은행 팀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사가 단독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결제·거래 인프라 기업, 블록체인 기술 기업, 유통·관광·공공분야의 기업들과 많은 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 여러 규제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성후 우리은행 부장은 "블록체인 거래기록이 모두 공개되는 만큼 기업의 정보보호 측면에서 위험이 있다"이라며 "가격전략·매출 흐름 등이 경쟁사로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스마트 콘트랙트의 법적 효력, 자금세탁방지(AML), 탈세 문제 등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며 "외환위기 경험을 감안해 탄탄한 규율 체계를 갖추고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경업 오픈에셋 대표는 "핀테크도 발행에 참여하도록 해야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발행과 유통 과정에서 이해 상충을 막는 구조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성진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거래, 플랫폼 기업 가치 제고, 디지털 자산 거래 수단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확장성을 가진다"며 "특히 디지털 상품을 구매할 때는 디지털 결제수단이 가장 빠르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선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제도화를 고민 중"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굉장히 넓다는 점에서 샌드박스도 글로벌 흐름에 따라 고려하겠다"고 했다.
chsn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용어설명> ■ 스테이블코인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을 말한다. 시가총액 기준 1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달러와 1:1로 가격이 연동된다. 1USDT가 1달러라는 뜻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