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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200여社 참여 美냇캐스트 ‘좌초 위기’…“트럼프, 바이든 반도체진흥계획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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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시절 기금운용 단체 냇캐스트 설립

    엔비디아·인텔·삼성전자 등 200여개사 등록

    트럼프 정부 “바이든 충성파 비자금” 지목

    ‘불법적 설립’ 비난하며 직원 90% 해고 통보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전세계 미군 지휘관들을 소집해 회의를 가진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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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의 반도체 부흥을 위해 시작한 74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핵심 기술 지원 계획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주도할 국립반도체기술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비영리단체 냇캐스트(Natcast)를 설립했다.

    이 단체에는 엔비디아, 인텔, 삼성전자 등 200여개의 세계적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냇캐스트는 74억달러의 기금을 운용하며 업계 지원을 위한 연구개발(R&D) 시설 및 인력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냇캐스트를 “바이든 충성파의 주머니를 채운 반도체 비자금”이라고 비난하며 이 단체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자금 회수를 단행했다.

    그는 냇캐스트가 법적 기반이 허술하며 불법적으로 설립됐다는 법무부의 새로운 유권해석을 이러한 조치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연방 기금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며 기금 장악에 나섰다.

    이에 냇캐스트는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고, 그동안 추진돼 왔던 지원 사업 역시 중단 위기에 놓였다.

    110여 명에 달했던 직원의 90% 이상이 해고 통보를 받았고, 각 주에 약속됐던 수십억달러 규모의 지원금도 불투명해졌다.

    11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던 애리조나 주립대의 차세대 반도체 시설과 뉴욕 올버니 나노테크 단지의 첨단 연구개발(R&D) 허브 구축 계획 등이 모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미 상무부는 기금을 반도체 R&D에 사용할 계획이지만, 보조금 수혜자 선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극심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인텔과 IBM, AMD 등 주요 기업들은 러트닉 장관의 결정 이후 상무부 관계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자사의 프로젝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기업은 향후 반도체 보조금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행정부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자금을 특정 지역이나 정치적 지지 기반에 유리하게 배분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측근들이 기금 관리위원회에 대거 포진하면서 투명성 부족과 이해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계획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보조금을 직접 통제하며 “더 나은 조건”으로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지분을 요구하는 등 과도한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태에 대해 초당적으로 추진된 반도체법이 정권 교체에 따라 어떻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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