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안 거부하면 전쟁 지속
그렇다고 인질 전원 석방할 경우
이스라엘, 말 바꾸고 공격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하마스를 재차 압박하며 “우리는 필요한 서명이 하나 남았고 만약 그들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지옥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하마스에 3~4일의 말미를 주겠다며 하마스가 제안을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이 전쟁을 지속하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 친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하마스 내부에서는 가자지구 군사조직을 중심으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투를 지속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하마스의 동맹 이슬라믹지하드는 즉각 거부 입장을 내놓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추가적 공격을 조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72시간 이내에 이스라엘 인질을 전원 석방할 경우 하마스는 모든 협상 카드를 잃게 된다. 하마스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이 인질을 넘겨받은 뒤 군사작전을 재개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본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하든, 거부하든 모든 선택지가 하마스에 심각한 위험을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2년째 이어지는 참혹한 전쟁에 시달려온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쟁 종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가자지구 일부 주민들은 하마스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주민들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가자지구 중부에 피란 중인 마무드 아부 마타르는 “우리는 더 이상의 전쟁과 피를 원치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인 대다수가 전쟁을 즉각 종식시키기 위한 제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NYT에 말했다.
종전 여론에 몰린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 CBS방송은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기반 싱크탱크 팔레스타인대화그룹의 사데크 아부 아메르 소장은 하마스가 지역 동맹국들의 압력을 고려해 “독약이 든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수용하든, 거부하든 이스라엘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대해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원하는 바를 대부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승리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스가 즉시 인질을 석방하고 무장을 해제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지를 받으며 공격을 지속·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연립정부 극우 장관들의 지지를 계속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하마스가 평화 구상을 수용하면 네타냐후 총리는 오히려 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만약 이 제안이 승인돼 전쟁이 종식되면 극우 의원들의 이탈로 연정이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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