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국방과 무기

    “러, 미사일 개량 성공…우크라 패트리엇 방공망 무력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요격률 한 달새 37%→6% 뚝…“개량 성공 시사”

    “목표물 근접시 급하강 등으로 추적·요격 피해”

    우크라 “겨울철 집중 공격 우려”…추가 지원 촉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최근 탄도미사일을 개량해 우크라이나의 미 패트리엇 방공망을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지난 8월 37%에서 9월 6%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생산시설 등 주요 군사·산업 거점이 연이어 타격을 입고 있다.

    이데일리

    폴란드 남동부 자시온카의 제쇼우-자시온카 공항 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허브에 설치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및 서방 당국자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스칸데르-M’(사거리 약 500km)과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 ‘킨잘’(사거리 약 480km)을 개량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는 패트리엇 요격률이 급락한 것에서 확인된다. 우크라이나 공군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탄도미사일 요격률은 37%까지 상승했으나, 9월에는 발사 횟수가 줄었음에도 6%에 그쳤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난달 러시아가 발사한 이스칸데르-M 4발을 모두 요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러시아가 미사일 개량에 성공했음을 시사한다고 FT는 설명했다.

    개량 미사일은 일반적인 궤적을 따라 비행하다가 목표 지점에 가까워졌을 때(종말 단계) 급격히 하강하거나 회피 기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경로를 추적하는 데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보고서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기존 포물선 궤도에서 이탈해 종말 단계에서 궤적 변경 또는 기동을 하는 방식으로 방어망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여름 키이우와 인근 지역 드론 생산 공장 최소 4곳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도 이처럼 개량된 미사일의 효과를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지난 8월 말 튀르키예산 바이락타르 드론을 생산하는 시설이 공습을 받았다.

    패트리엇 방공망 회피에 성공한 러시아 미사일은 여러 군사 관련 기업들과 유럽연합(EU) 대표부, 영국문화원 등이 입주한 건물들도 파손시켰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조정을 통해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파비안 호프만 미사일 연구원은 “이스칸데르-M은 종말 단계에서 매우 공격적인 회피 기동이 가능하다”며 “궤도 마지막 순간에 급히 방향을 틀거나 급강하 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만으로도 패트리엇의 대응 능력이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일종의 ‘무기 적응력 게임’을 펼치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러시아는 미사일 회피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요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트리엇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어서다.

    다만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속도가 러시아의 전술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패트리엇 방공망은 이미 몇몇 장비가 러시아 공격으로 손상돼 방어망이 얇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패트리엇을 운용하는 전문 인력도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키이우 인근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장비를 구하려다 96여단 소속 대공미사일 부대 사크운 중령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확보한 패트리엇 포대는 최소 6개다. 최근 독일과 노르웨이가 추가로 장비를 제공하며 소폭 보강됐다. 그러나 러시아의 개량 기술이 지속 발전하면서, 올해 겨울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가 또다시 집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번 겨울에도 우크라이나를 어둠에 빠뜨리려 한다. 전력망 마비를 노린 겨울철 공격 전략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서방에 추가로 10개 포대 확보를 긴급 요청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