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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IT전문매체 맥루머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 공개 행사 직후, 애플워치 시리즈11·울트라3와 M4 기반 맥미니 제품 소개 페이지와 포장지에서 탄소중립 표기를 삭제했다. 기존에는 애플워치 시리즈9·울트라2와 일부 맥미니 모델이 최초의 탄소중립 제품으로 홍보됐다.
애플은 2023년 자사 기준을 마련해 탄소중립 제품을 정의했다. 구체적으로 ▲제품 제조와 사용 단계에서 100% 청정 전력 사용 ▲전체 중량의 최소 30% 이상을 재활용·재생 소재로 구성 ▲운송의 절반 이상을 해상·육상 등 비항공 방식으로 대체 등을 제시했다. 이 결과 애플워치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75% 이상 줄였으며, 남은 25% 미만은 파라과이 조림 사업과 같은 고품질 탄소배출권으로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애플은 현지 기업 포레스탈 아페푸(Forestal Apepu)와 협력해 유칼립투스 단일종을 심어 목재 생산과 탄소 흡수 효과를 동시에 노린 바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위기에 봉착했다. 독일 법원은 지난 8월 애플워치 광고에서 'CO₂ 중립' 표기를 금지했다. 현지 환경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애플이 사용하는 배출권의 영속성과 생태적 영향을 문제 삼았다. 조림형 배출권은 단기 임대 기반의 토지 사용으로 장기 보존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단일종 식재로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거나 과도한 수자원을 소모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법원은 "해당 숲 조성 사업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EU 차원의 규제도 결정타가 됐다. EU는 2026년 9월부터 제품 광고·포장·웹사이트 등에서 '탄소중립' '기후중립'과 같은 표현을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단순한 상쇄 개념에 기댄 마케팅이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2026년 3월까지 각국이 법안을 국내법에 반영해야 하며, 이후 본격 집행에 들어간다. 따라서 애플은 혼선과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찍부터 글로벌 차원에서 해당 용어를 철회한 것이다.
실제 애플워치 시리즈11은 시리즈10 대비 순배출량이 8.3kg에서 8.1kg으로 추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탄소중립'으로 홍보되지 않는다. 맥미니 역시 마찬가지다. 기능적 변화가 없더라도 마케팅 용어는 제거됐다. 업계는 애플이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해당 제품을 탄소중립 범주에 포함하지만, 소비자 혼란과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표현을 자제한다고 해석한다.
한편, 애플은 2030년까지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며 EU 규제로 홍보 방식은 바뀌지만 모든 제품은 여전히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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