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로그 <7> '아이폰 에어' 일주일 사용기
전체적으로 깔끔, '카툭튀' 디자인 거슬려
비싼 가격은 부담…그립감 오히려 안 좋아
아이폰 에어. /사진=김승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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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아이폰 에어'는 이름에서부터 제품의 성격을 드러낸다. 불필요한 두께와 무게를 줄이고,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외형을 추구했다. 실제로 제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인상은 '정말 얇다'이다. 기존 아이폰보다 눈에 띄게 가볍고, 손에 들었을 때 마치 아이패드 에어의 스마트폰 버전을 보는 듯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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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성능은 확실히 애플답다. 최신 칩셋을 탑재해 앱 실행 속도는 빠르고, 멀티태스킹도 무난히 소화한다. 사진 편집, 영상 촬영, 고사양 게임 등 일반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범위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발열 억제도 꽤 안정적이라 장시간 사용해도 손에 전해지는 열은 과하지 않다. 배터리 효율 또한 개선돼,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을 장시간 이어가도 하루는 충분히 버텨준다. 여기에 애플 특유의 생태계 연동성은 여전히 건재하다. 맥북이나 아이패드, 애플워치와 연동했을 때의 편리함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강점이다.
화면 디자인 역시 날렵하다. 베젤이 줄어든 덕에 동일한 화면 크기에서도 몰입감이 커졌고, 디스플레이의 밝기와 색 재현력도 애플 특유의 기준을 충실히 따른다. 영화나 드라마 감상,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얇은 두께와 시원한 화면의 조합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이폰16 일반 모델(7.8㎜)과 아이폰 에어(5.6㎜) 두께 비교. /사진=김승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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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얇다는 특징은 동시에 양날의 검이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5.6㎜로 지나치게 얇아지면서 오히려 그립감이 떨어졌다. 손에 안정적으로 걸리는 느낌이 부족해 오래 쥐고 있으면 미끄러질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긴다. 사용자는 결국 케이스를 씌워야 하고, 이는 곧 디자인의 미덕이 상당 부분 가려진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툭 튀어나온 카메라 모듈이다. 본체 두께를 얇게 만들기 위해 내부 부품을 대부분 카메라 쪽으로 몰아 넣은 결과, 뒷면 디자인의 균형이 깨졌다. 실제로 본체의 상당 부분은 배터리로 채워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얇아진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 전자 부품 배치와 냉각 구조가 카메라 영역에 집중되면서, 결과적으로 후면 디자인은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에어'라는 이름에서 기대했던 가벼움과 단정함이 카메라 돌출부에서 다소 무너지는 셈이다.
아이폰 에어 카메라 모듈. /사진=김승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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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에어는 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카테고리의 첫 모델이라는 점에서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후면 카메라가 단일 렌즈(싱글 카메라)라는 점은 아이폰17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아쉬운 대목이다. 최신 스마트폰들이 멀티 카메라로 촬영 환경을 넓히는 가운데, 단일 카메라 구성은 '에어'라는 이름값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폰 에어는 이름과 포지셔닝만 보면 경량화된 모델이지만,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장용량에 따라 159만~219만원이다. 기본 모델과 비교했을 때 기능 면에서 드라마틱한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은 최소가 기준 30만원 비싸다. 결국 사용자는 '얇음'과 '디자인'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실용적인 소비자를 자처하는 이들에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다.
아이폰 에어 전면. /사진=김승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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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에어는 얇고 가볍다는 미덕, 충분한 성능, 애플 생태계의 매끄러운 연동성이라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비싼 가격, 얇아서 떨어지는 그립감, 카메라 모듈 돌출로 인한 디자인 불균형이라는 약점도 분명하다. 결국 이 제품의 가치는 "얼마나 얇고 세련된 디자인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변에 달려 있다.
아이폰 에어는 가볍지만 지갑은 결코 가볍게 두지 않는, 애플 특유의 전략이 응축된 모델이다. '얇음'에 마음을 빼앗긴 소비자에게는 설득력 있는 선택지지만, 합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다소 고개가 갸웃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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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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