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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가자지구 전쟁 종식 돌파구 열렸다... 이르면 주말 인질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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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휴전협정 1단계 동의...평화 첫 단계"
    네타냐후 "인질 모두 집으로 데려올 것" 환영
    하마스 "합의 사항 지연·회피 말아야" 요구
    유엔사무총장, 영·호주 등 중재국에 사의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9일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가자지구 전쟁 종식 계획에 네타냐후 총리가 동의했으며, 하마스의 동의만 남았다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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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로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진 이번 합의는 '가자 평화 구상'의 1단계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돼 2년간 이어진 가자 전쟁이 마침내 종식될 돌파구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우리의 평화 계획 1단계에 모두 동의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알린다"며 "이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향한 첫 단계로,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까지 군대를 철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합의된 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가자지구 내에서의 '이스라엘군의 1단계 철수선'을 의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이어 "모든 당사자는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며 "오늘은 아랍과 이슬람 세계, 이스라엘, 모든 주변 국가, 그리고 미국에 위대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1단계 합의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들을 모두 집으로 데려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전쟁을 끝내고,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며, 수감자를 교환하는 포괄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며 "이스라엘이 합의된 사항의 이행을 회피하거나 지연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수감자 교환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의 마지드 알 안사리 외무부 대변인은 "중재자들은 오늘 밤 가자 휴전 협정 1단계의 모든 조항과 이행 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합의가 전쟁 종식,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인도적 지원 허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질 석방은 이번 주말~다음 주 초 사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합의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생존 인질 20명을 모두 석방할 계획이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 지역에서 철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마도 13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양측의 인질 및 구금자 석방,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통치체제 등을 담은 '가자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6일부터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이집트·카타르 등의 중재하에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국제사회 환영...주민들은 '환호'



    한국일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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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합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가자지구에는 환호가 넘쳤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사는 아이만 사베르는 "이제 집을 다시 짓고 가자지구를 재건할 때"라고 말했고, 아흐메드 셰하이버는 "정말 큰 기쁨이다. 집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 연합은 성명을 통해 "역사적인 돌파구"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국제사회도 환영 입장을 내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를 통해 "유엔은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지지한다"면서 "모든 인질은 품위 있는 방식으로 석방돼야 하며 영구적인 휴전이 보장돼야 한다"며 전쟁 종식을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 세계가 깊이 안도할 순간"이라며 평가했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 등도 공동 성명을 통해 휴전 협상 합의를 환영했다.

    가자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인근 지역을 기습 공격하면서 발발했다. 당시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1명의 인질이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귀환했거나 숨진 사람을 제외하면 현재 억류된 인질은 20명 정도로 추정된다. 전쟁 중 이스라엘군 전사자 등을 포함한 이스라엘인 사망자 수는 2,000명 정도다. 반면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8일 기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6만7,183명, 부상자는 16만9,841명에 달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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