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69%·폐암 53% 높게 나와
질병청 “1년 관찰로 단정은 무리”
전문가 “공포만 키운 자극적 연구”
서울 한 의원에서 한 50대 시민이 4차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접종 대상자는 50세 이상 연령층 전체, 18세 이상 면역저하자·기저질환자,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 및 노숙인 시설) 입원·입소자·종사자다.(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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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바이오마커 리서치’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암의 1년 위험: 한국 대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1~2023년 사이 약 840만 명의 백신 접종 이력과 암 발생 여부를 백신 유형,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분석했다. 그 결과,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1년간 주요 암 발생 위험이 비접종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전립선암 위험은 69%, 폐암은 53% 높았으며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의 위험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연구에 대해 “인과성을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학계에서도 여러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암은 발병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해당 연구는 접종 후 1년만 관찰해 인과성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며 “짧은 추적 기간 때문에 편향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연구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암 발생을 증가시켰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고, 코로나19 백신의 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입증됐다는 것이 질병청의 주장이다.
의료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재훈 고대의과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SNS를 통해 ‘심각한 한계에도 자극적인 결론을 제시해 불필요한 공포와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연구’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둬 이 논문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이런 잘못된 설계로 인한 연구가 유통되기 시작하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이 연구 수행의 몇 배 이상의 노력이 든다”며 우려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연구 결과에 개의치 않고 국민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접종을 독려할 계획이다. 질병청 고재영 대변인은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은 존재하기 때문에 고령층과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은 필요하다”며 “오는 15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동시에 시행한다”고 안내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전문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의 동시 접종은 면역 반응을 떨어뜨리지 않으며, 부작용 발생률도 각각의 백신을 따로 맞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며 “동시 접종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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