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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하마스 빠진 ‘가자평화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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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서명

    트럼프 “마침내 중동에 평화 왔다”

    휴전협정 당사국 불참 속 ‘원맨쇼’

    셧다운 돌파용 외교적 치적 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마침내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어 “중동 분쟁의 격화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과 함께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그러나 정작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평화선언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비롯해 20개 항으로 이뤄진 가자지구 평화 구상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3차대전 막았다” 자평…트럼프 ‘중동 쇼맨십’ 절정=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이집트·카타르·미국·튀르키예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 1단계에 대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가장 큰 거래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도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합의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합의”라고 자평하며 “이 합의는 가자 전쟁의 종식 그 이상으로, 신의 도움 아래 새로운 중동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촉박한 일정에 긴급하게 소집된 이날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여개 주요국 정상은 물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등 34명의 세계 지도자가 참석해 가자지구 휴전과 평화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부유한 국가들의 정상급 인사들이 이렇게 뒤쪽에 앉아 있는 장면은 이례적”이라며 배석한 각국 정상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해 웃을을 자아냈다. 이란은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공동 주재자였던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라고 믿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집트 최고 민간훈장을 수여했다. 평소 “가짜뉴스”라며 언론을 비판하던 그는 이날은 “이번 합의를 공정하게 다뤄준 언론에 감사한다”며 “모든 방송이 이 합의의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앞서 방문한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도 환호 속에 연설했다. 의원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국내에서 분열적 인물이 해외에서 이토록 환대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휴전 이행엔 불안 여전…가자 재건 언급도 없어=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과 달리, 휴전 이행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마친 직후,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하마스가 사망한 인질 전원의 유해를 송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합의 발표 후 72시간 내 모든 인질을 석방하기로 했지만, CNN에 따르면 숨진 인질 28명 중 4명의 시신만 반환됐다.

    앞서 하마스가 납치해 가자지구에 억류했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중 마지막 남은 20명은 13일 전원 고국으로 귀환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납치된 지 737일 만이다. 남은 사망 인질 28명(가자지구 전쟁 이전에 납치된 1명 유해 포함)의 시신도 이스라엘 측에 인도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완료 시점은 분명치 않다.

    이스라엘은 합의에 따라 종신형을 받은 25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0여명을 석방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건이나 팔레스타인인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내세운 20개항 평화구상의 실행 방안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유한 아랍국가들과 유럽 정부가 재건 기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원론적 발언만 할 뿐이었다.

    이란·하마스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에서 휴전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셧다운 위기 속 외교 치적 부각…노벨평화상 겨냥 분석도=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가자 휴전 합의를 ‘외교적 승리’로 적극 부각한 배경에는 미국 내 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로 인한 국정 혼란 속에서 외교 성과를 내세워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외교 퍼포먼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헀다.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중단된 지 2주째지만,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강경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휴전 합의에 대해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불발된 노벨평화상 수상을 내년 다시 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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